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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Aug 11. 2022

큰아이의 태국 해외 봉사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큰 아이가 지난 화요일 태국으로 해외 봉사를 떠났다.


큰 아이가 인도네시아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한국 대학생들이 인도네시아 깡촌 지역인 수까부미의 한 학교로 해외봉사를 온다 해서 통역봉사 도우미를 지원해 간 적이 있다. 당시 고 2 였던 아이는 친한 친구들과 봉사시간도 채우고 색다른 체험도 해볼 겸 신청을 했고, 학교로 부터 허락이 떨어졌다.


섬유업을 많이 하는 시골 지역으로 지역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지 나는 아직도 가본 적 없는 곳이다. 평소 벌레도 무서워하고 까다로운 아이라 그 낙후된 곳에 가서 어떻게 지낼지 걱정도 되었지만 친한 친구들 셋과 함께라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일주일 정도 봉사를 마치고 데리러 갔더니 그 사이 좀 어른이 된 느낌이다. 차에 타자마자 그동안의 일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이는 수까부미에서 일주일 정도 해외봉사 온 한국 대학생들을 도우며 지냈다. 전기 사정도 나쁘고 아주 시골이라 밤엔 플래시 불빛이 없으면 암흑 천지였단다. 음식은 챙겨간 빵과 라면으로 겨우 때우며 지냈다고 했다. 대학생 언니들이 속옷 빨래 너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간편한 냉장고 바지도 빌려줘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대학 다니는 언니 오빠들로부터 듣는 대학 생활도 색다른 즐거움을 더했을 것이다.


음식이 너무 현지식이라 빵, 라면으로 힘들게 겨우 끼니를 때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슬쩍 아이를 놀려본다.

"집에 가서 라면 끓여줄까?"

"노노노.. 라면 싫어. 밥 줘요!"

평소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라 먹고 싶어 해도 라면은 거의 주지 않았던 나는 라면이라는 말에 혐오음식이라도 된 듯 손사래 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깔깔대며 박장대소했다.


음식이 맞지 않고 냉방시설도 열악한 그곳이었지만 아이는 행복한 체험을 했고 자기가 가진 게 얼마나 많은지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랬던 아이가 이번엔 대학생 신분으로 가게 된 거다. 거기 가면 또 한국 고등학생들이 도우미로 와 있을지 궁금하다.


읽으면 답하라고 톡을 보내 놨더니 6시 기상 체조를 하고 식사 후 태국 현지 아이들을 만난다고 했다.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고 있어서 걱정이 좀 되지만 벌써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해 온 일이라 그대로 진행한 모양이다.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감사를 가득 채워 건강하게 임무 완수하고,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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