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늦게 알아챈 고장, 조급한 마음>>

나를 너무 오래 방치했는지도 모르겠다.

by 소바

독한 두통, 불면, 무기력.

마음이 아파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몸도 조용히, 함께 무너지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잠들기 힘들고,

아무것도 못 한 채

누워만 있는 날들이 이어졌다.


두통은 일상이었고,

하루는 늘 몽롱했다.


최근,

아주 우연한 계기로 혈압을 재게 됐다.

별일 없겠지 싶었는데,


수축기 170, 이완기 120.

안정됐을 때도 150/110.


이게 뭐지?

작년 건강검진에선

아무 말 없었는데?


감기약도 잘 안 먹는 나.

너무 아파 병원에 가도

5일 치 약을 받아오면

2일 정도 먹다가 마는 정도.


그런 내가

이제는 매일 약을 챙겨야 한단다.

고혈압약은 그렇게,

하루도 빠지면 안 되는 약이더라.


의사는 말했다.

"아직 젊으시니까

식단조절 잘하시면 금방 괜찮아져요."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식단조절이라니... 좌절ㅠ


약을 먹은 지 이틀째지만,

새벽에 깼을 땐 여전히 머리가 아팠고

아침엔 두통에 눈을 떴다.

시작부터 불쾌한 하루...


약을 먹는데도 머리가 아픈 건 왜 때문이지?

혈압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니면 그 둘이 서로를 자극하는 건지.


마음만 고장 난 줄 알았는데

몸도 같이 고장 나 있었다.


내가 나를 너무 방치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을까.


너무 늦지 않았기를.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하루하루 회복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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