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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무지니 Jan 18. 2024

네 모든 염려를 내게 맡겨라

내가 만난 하나님 이야기 ⑥

이 이야기는 최고의 커플 매니저(https://brunch.co.kr/@33dbe9aa29c541c/20)와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한동안 저를 고난(?)에 빠지게 하고, 내가 배우자를 제대로 만난 것인가에 대해서 살짝(?) 흔들림이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저희는 썸(?)이 끝나면서 결혼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장거리다 보니 통화를 많이 했는데, 갑자기 불현듯 충청도 생활을 접고 이사를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호기롭게 서울에 공유오피스 임대를 하고 출퇴근을 했는데 말이 그렇지 왕복 4~5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집중을 하기도 힘들었고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                                                (눅 5:38)


문득 환경을 완전히 바꿔야겠다는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7월 살던 집을 부동산에 내놓게 됩니다. 직장 생활하다가 마련한 집이기도 했고, 첫 입주도 함께 한 집이라 7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요...?


그리고 집을 내놓자마자 이사 갈 집을 구하러 나갔습니다. 무려 서울에요. 사업은 계속해야겠고, 그러려면 서울 구석에라도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고... 아파트는 못 들어갈 상황이라 지금 살던 집과 크게 사이즈가 다르지 않은 다세대 주택을 봤습니다. 충청권에서 아파트 팔아서는 예산도 어찌 될지 감이 안 와서 전세로 알아보기로 해놓고는 정신 차리고 보니 분양하는 신규 빌라만 찾아다녔지 뭐예요?


전 그때도 매우 호기롭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필 그날 원래 계약이 되어 있던 자리가 예산부족으로 딱 취소되면서 자리가 나니까, 마치 저를 기다린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생각했던 예산보다 2억 가까이 비쌌고, 대출도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오늘 내가 친 사고(?)는 내일의 내가 수습(?)한다"는 마인드로 덜컥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왔습니다. (그때는 이게 제 염려와 고난의 서막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죠)


그런데... 계약서에 적힌 날짜는 11월 30일이었고, 7월에 내놓은 집이 보러 오는 사람은 많은데 도무지 나갈 생각이 없는 겁니다. 생전 처음 겪는 자금난(?)에 머리가 멍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웨딩촬영을 앞두고도 식단관리는커녕 매일 술을 어찌나 먹었는지... 가봉한 드레스 지퍼가 안 잠겨서 이모님이 재가봉을 하셨...ㅋㅋ


대출심사도 다 받아놨는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스크린 매장 오픈하면서 받아서 썼던 주택담보 대출이 걸려서 대출도 안 되게 생긴 거예요. 당장 아파트가 전세로 나가든 팔리든 간에 결국 서울에 마련한 집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스크린 매장도 매매를 하기로 합니다(이것도 또 은혜의 이야기가 있죠. 그건 다음에!)


제가 예전에 저랑 부동산은 상극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시절이 있는데, 정말 딱 뭐가 없는 게 아니라 부동산 매도가 안되니까 그냥 다 묶인 돈이 되더라고요. 진짜 경제 활동을 한 20년 가까운 시간 중에 이렇게 돈에 하루하루 피를 말리게 되는 날은 단연코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데다가 어디 손 벌릴 데도 없지, 결혼 준비한다고 돈은 계속 들어가는데, 결혼은 둘이 하는 게 아니라고 도움을 받네, 못 받네 하는 걸로 사소하게 스트레스받고 맘 상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https://brunch.co.kr/@33dbe9aa29c541c/22, 이게 그런 게 하나씩 쌓이다 보니 다투게 되었다는....)



그래도 제가 하나님의 자녀이고, 은혜를 받고 있는 사람인데 염려와 걱정을 해서 되겠습니까? (과정을 다 쓰자니 한편에서 도저히 끝날 거 같지 않아서... 살짝 맛보기만 적어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날마다 시험에 들고 있었습니다. 최근 몇 개월 제기도는 참 한결같이 이 레퍼토리 반복으로 돌려서 했습니다.


하나님, 제 집을 구매할 사람을 이미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진작에 보내주셨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 못 찾으시는 거 같아요. 오늘은 찾아오시나요?
(저 감사하고 있지만, 언제 해주시나요? 조르기)

하나님, 제가 없는 거 달라고 조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있는 집 팔아서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건데 왜 이렇게 힘든가요?
(떼쓰기, 상한 마음 치유는 됩니다. 눈물 엄청나거든요...ㅠ.ㅠ)


아버지, 당신께 모든 염려를 맡기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저보다 저를 잘 아시니까, 가장 좋은 시점에 가장 좋은 결과를 주실 걸로 믿습니다.
(내려놓기, 이렇게 되기까지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ㅋㅋㅋ)


믿고 찬양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자꾸 신경 쓰고 불안하니까,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온다고 연락받고 나면 또 이번에도 꽝인가 싶어서 답답하고... 어떻게든 꾸역꾸역 자금 마련해서 서울집은 대출이 안 돼서 전세로 내놓고 (이것도 정말 돕는 분들이 많이 있었어서 잘 넘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자 친구가 살고 있는 경기도의 모처로 이사를 했습니다. 단 하루도 쪼이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또 위험하다 싶을 만한 상황도 오지 않았어요. 지나고 보면 은혜가 아니었던 날은 없었던 거 같아요.


엊그제 꿈에 제가 남친에게 "나 오늘 부동산 가야 할 거 같으니까, 2시 방문은 자기가 좀 있을래?" 하는 이야기를 했어요. 이번주에 서울 집 전세 계약을 하러 가야 하는데 대출은 안 받고 해결했다고 해도, 잔금은 치러야 하는 터라 이전 집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탈출구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전에 꼭 해결돼야 부담을 덜 수 있을 거 같았어요.


그런데 진짜!!!!

낮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세입자가 구해졌다고요.


할렐루야!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7월부터 내놓은 부동산이 이제야 처리됐는데, 은혜가 맞는 거니? 싶으신가요...?


저는 이거 하나님의 훈련이라고 믿습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온전히 믿음으로, 매일 기도하는 제가 있었을까 싶어요. 그렇게 쌓인 시간이 있었어서 저와 제 비 배우자는 같은 복음을 보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 수개월이 저희한테 가장 값진 훈련의 시간이었어요.  


사람이 생각이 참 간사해서, 지금부터 절대로 이건 하지 마세요! 하면 계속 그것만 생각나잖아요. 제가 예전에 제 남친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 괴롭히는 하얀 곰, 이제 그만 생각하자. (그러고 나니까 맨날 생각나요 ㅋㅋ) 염려도 그런 거 같아요. 제 염려와 걱정은 잠 못 이루는 밤과 과도한 술로 인한 뱃살만 남겼습니다. 최근 한 달 정도는 그냥 하나님이 제일 좋은 걸로 주시겠죠, 그래도 이렇게 하나씩 풀어주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는 기도만 했습니다. 이사하고 나서 집 치우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기도 했고요.


구하는 기도는 한 번이면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염려는 주 예수께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더라도 하나님은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위해서 일하고 계시니까요. 하나님이 주시는 타이밍이 가장 좋은 타이밍임을 믿습니다. 아멘!




저는 살면서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많았어요. 힘든 시간을 지나온 만큼 이제 너무 좋은 하나님의 은혜를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유명하거나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저의 소소한 경험을 통해서 다른 분들이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풀리길 바랍니다. 축복받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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