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뒤에 오는 더 큰 행복을 기다리며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손톱만큼 신경 쓰이던 직장생활 문제가 점점 주먹만 해지고,
아이 학교 진학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잠을 잘 이루기가 어려웠다.
아 또 시작이네, 잠잠하던 불안님이 다시 찾아오셨구나.
최대한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가까스로 방어막을 지키고 있는 찰나,
낮에 남편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집주인이 이번 계약 전에 집 나가라고 하는데?!"
옴마, 정말 생각 못했던 복병이다.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곧 겨울인데 집을 빼라니..
여름철 팽팽 놀다가 겨울철 거지신세가 되어 눈보라에 쉴 곳을 찾아다니는 베짱이 생각이 났다.
그치만 난 베짱이처럼 놀지 않았다고.
개미처럼 올해 부지런히 곡식을 모았는데 왜 거리에 나앉게 되었냐고.
그렇게 불행은 우리가 행복해지는 아니 행복해지기 위해 안간힘 쓰는 꼴을 보지 못한다.
한 가지 불행이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불행을 부르면서 여러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어쩔 수 없다.
멘탈을 부여잡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범위를 정하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보자.
불행을 완벽히 피할 순 없어도 비껴 맞을 순 있겠지.
그리고,
손톱만큼의 희망을 품어야지.
이번엔 불행이 한꺼번에 찾아왔으니 다음엔 행복이 오겠지.
어서 오세요. 행복님, 많이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