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쓰다.
서른이 되었을 땐, 물 흐르듯이 접어들었다.
이십 대의 연속처럼, 하던 일들이 그대로 넘어오는 느낌,
서른 후반이 되어도 마흔은 똑같겠지 했다.
하지만, 마흔은 좀 다른 것 같다.
이십 대엔 공부와 취업,
삼십 대엔 직장생활과 결혼, 그리고 육아 육아 육아
..
마흔에도 회사(결혼을 또 하진 않을 테니), 육아의 반복이겠거니 했지만(그것도 맞지만),
그래도 삼십 대와는 다르다. 섹섹거리며 온종일 부리나케 쫓아다니고, 똥꼬에 힘 꽉주며 사는
일상에 미. 세. 하. 게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 숨 좀 쉬어지는데?!
조직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머리 쥐어뜯던 회사업무도 이제 좀 쉬어졌고, 가만.. 애들도 이제 혼자 놀기 시작한다?! 이제 혼자 학교 가고 학원 간단다. 심지어 끝나고 친구들하고 놀다가 들어온단다.
그래, 이제 좀 learning curve를 지나는 느낌이 든다.
만세 자유다! 라기보다는 흠,이제 찬찬히 좀 해보자. 빨리빨리를 외치던 삶에서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워보자.
마흔이 되던 해, 친언니는
"이제 네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봐."
"나? 하고 싶은 것 없는데? 그냥 침대에 누워있는 게 최고"
생각해 봤다. 시간이 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못했던 게 모였더라.
- 테니스 배우기
- 수영 더 잘하기
- 등산
- 독서모임
매일 집을 오고 가며 눈팅만 했던 그 일, 테니스를 시작했다.
마흔에는 모라도 해야지, 나도 이제는 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