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와의 소통
점점 높아지는 하늘을 자꾸 올려다보게 되는 요즘,
2024 WTA Korea open 테니스 경기에 다녀왔다.
40대가 되어서 하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테니스에 한창 빠져있는 요즘이다. 시간만 나면 테니스를 치러 다니고, 인스타에서 테니스 콘텐츠만 찾아보는 나의 갑작스러운 덕후질에 나도 놀라고 있는 지금, 새삼 '아, 내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느낀다.
생각해 보면 왜 이걸 요즘 알았차렸지 싶다. 어릴 적 난 달리기만 하면 항상 1등, 2등을 놓치지 않았고 승부욕도 강해 체육 피구게임에서 지기라도 하면 어찌나 속상한지 그다음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였다. 밤에 잠자리 들어서도 마지막 던졌던 공이 계속 머릿속을 날아다녔다.
어릴 적, 난 내가 미술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미대도 가고 지금 직업도 가졌으리라.
지금은.. 잘 모르겠다. 직업이 되어서 그런지, 내가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나 싶은 찰나,
'엇, 난 스포츠를 좋아했었네.'
지금 알게 되었다.
모든 단어 앞에 '지금'이 붙으면 다시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생겨난다.
지금 하고 있는 것, 지금 생각, 지금의 너.
그렇기에 더 잘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과거 나의 선택은 지금이 아니기에 성장이 멈추고 덜 의미 있어 보이는 것일까.
지금 내가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을 과거의 내가 알았다면, 난 다른 선택을 했을까. 좋아하는 것을 따라 간 그곳에서 난 성공했을까 상상해 본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막강하면서도 절망적이다.
비단 이것뿐이겠는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했겠지.
결말에 대해 덜 걱정하고, 그것이 실패했어도 웃어넘길 수 있었겠지.
그 사람에게 그렇게 흔들리지 않았겠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