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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리더의 질문법> 리뷰

by Hana

Humble Inquiry. 겸손한 질문이라는 뜻의 영어가 책 표지에 크게 적혀있다.

겸손한 질문. 윤리적이거나 겸손한 성격을 말하는게 아닌 “지금 여기에서”의 겸손을 말한다.

최고의 리더십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동료와 직원들에게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리더가 가진 관점만 관철하는 게 아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정보와 통찰에 의존해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리더는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조직을 이끌려면 본인의 판단과 그걸 믿고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다른 사람도 리더에 대한 확신을 갖는 거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내가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을 믿고 그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자세가 최고의 리더십을 만든다.

그렇다면 겸손한 질문은 왜 필요한 걸까? 신뢰를 얻고 친밀한 관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어떤 유명한 실험에서 “무엇이 1등 팀을 만드는가?”를 조사했는데, 결과는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기 어려워 하는 내향적 성격인데, 이런 환경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회사는 아니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이전 회사가 되어버렸지만 그 전 대표는 겸손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처음엔 실무를 안하는 건가? 의문이 들었는데, 전적으로 팀 리더와 팀원들에게 전권을 주고 최대한 터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해내는 데 N분의 1 몫을 하기 위한 힘이 들긴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는 성취감은 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문제는 나였다. 같이 일하는 사수이면서 5살 아래인 직원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 생각해보니 조직에서 올해 OKR로 내세운, 어찌보면 최상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파고들지 않았다.

*선후배 1:1 대화(각 질문당 20분 씩)

질문1. 프로젝트를 하면서 00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질문2. 프로젝트를 하면서 00님의 걱정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질문3.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에 대해 00님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위 질문 3개는 나와 상대방을 위해 꼭 할 것이다. 현재의 위치를 진단하고 서로의 관점과 방향성을 맞춰나가는 데 도움이 될거 같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김호 코치님 강연에 참가 하기 위해서였다. 저자 에드거 샤인은 조직문화의 대가로 불린다.

조직문화의 소통이 잘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위로 하는 소통을 보면 된다. 아래에서 위로, 즉 아래 사람이 윗 사람한테 질문이나 제안을 할 때 자유로운지 아니면 두려운지 등을 파악하는 것. 자유롭게 위로 향하는 질문과 의견을 잘 내야 일잘러가 될 수 있다.

답을 찾기 위해 제대로 질문하고 있나요?

이 책이 질문에 관한 책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었다. 책에 김호 코치님의 추천사가 있듯이 코칭은 직업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는 가르치고, 코칭하고, 상담하고, 치유하는 것이 있는데 질문을 하는 데 있어서도 고도화된 학습이 필요하다. 질문은 크게 진단적 질문, 단도직입적 질문, 절차지향적 질문 3가지로 나눈다. 주로 나는 어떻게 대화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지 등 성찰할 수 있었다. 내가 옳다는 고집적인 단언이 아니라 3가지 종류의 질문을 상황의 맥락에 맞게 활용해야겠다.

내가 어떻게 대화하는 사람인지 반추해봤다.

나는 그동안 윗 사람한테 편하게 내 이야기를 하는게 어려웠다. 내 입장을 보이는 게 약해보이고, 약점으로 잡힐까봐. 특히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일 때.

그래도 이번엔 고무적인게 대표가 나보다 나이가 근소하게 어렸고, 겸손한 질문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은 본인은 공무원 같은 환경에서 절대 일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렇다 이런게 단언이다. 책에서는 단언 vs 질문으로 나누는데 우린 대화할 때 단언이 아니라 질문을 잘, 영리하게 해야 한다.

무튼 윗 사람에게 눈치보면서 하고 싶은 말 못하는 환경은 아니었고 오히려 제안하거나 쓴 소리 해야 할 때도 거리낌 없는 분위기라는 게 편했다. 어떤 제안이든 우선 다 들어주고 하는 분위기인데 마지막 퇴사 전 면담 때 나는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나름 편안한 환경이었는데, 어떤 점이 불편했을까? 문득 내가 예민하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아직도 답을 찾기 위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등등의 아직도 속시원하게 못한 대답들이 많다. 나는 제대로 질문하려고 노력 할 것이다. 지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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