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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PLERS Jan 19. 2021

WORK

I LOVE MY WORK

난 내 일을 매우 사랑한다. 콘셉트를 만들고, 브랜드를 만들고, 공간을 만들고, 음식을 만들고, 고객들이 방문하고, 음식을 통해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고, 매장과 고객이 연결되고, 나와 직원들, 나와 고객들이 연결되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꾸기가 어렵다. 거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지만 특히 매력적인 것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선보이고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나를 매료시킨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내 일은 식당 주인이 아니다. 식당을 만드는 사람도 아니고 요리사는 더더욱 아니며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나의 경쟁자가 동네에 있는 다른 음식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 경쟁은 앞으로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음식을 많이 팔아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하는 것은 내 일의 목적이 아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내가 '사랑'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좀 좋아는 하겠지만...


힘들고, 어렵고, 돈 안되고, 경기 타고, 최저임금 오르고, 부동산 값 오르고, 경쟁은 심해지고, 성장하기는 어렵고... 이래저래 어려운 산업군인데 코로나를 1년 내내 끼고 살다 보니 아주 죽을 맛이다. 그런데 내 일에 대한 사랑은 오히려 식지 않고 더 뜨거워졌다.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앞으로 사람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고 어떤 경험이 될까?'를 계속 고민하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둘 생각나기 시작했다. 

음식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연결된 사람들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로컬)를 만들어 낸다.

내 일의 목표이자 미션이자 나의 소명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어오면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가?'를 고민하고 고민하며 내 일을 바라보며 얻은 답이다. 11년 전 첫 직장으로 과분했던 그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고 알몸으로 세상에 나와서 내가 원래 하려고 했던 바로 그것. 강남역 길거리에서 새벽에 만든 치킨랩을 들고 나와 트위터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연결되며 꿈꾸던 그것. 원래 내가 하려고 했던 것. 내 일. 내가 사랑하는 일. 33table.

2010년 4월 11일 강남역 Earth, Wind &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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