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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작가 Oct 09. 2024

도깨비의 칼

아물지 않은 심장의 상처

삶은 항상 모호하다. 어떤 큰 아픔이 지나갔어도 다음 날의 일상은 평소와 동일하다. 나의 마음에 상처만 났을 뿐. 고요한 새벽 해뜨기 직전의 어둠은 태양이 지평선으로 올라오면 그 자취를 감춘다. 이런 반복이 있기에 하루의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저멀리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자유로이 떠다니는 구름은 목적지 없는 허공을 날아다닌다. 모든 행복과 긍정을 담아두고 태양의 힘을 빌려 사람들에게 삶의 푸르름을 전달한다.


도깨비의 칼이 뽑혀도 어디서 저승사자들이 찾아와 심장의 상처를 건든다. 아직 채 아물지 않았는데 세속의 전령-항상 나를 지켜보는-어둠의 사찰단이다. 지은탁이 아니라서 그들은 겁을 상실했나. 아니면 팔각의 수장을 알아보고 그동안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는 건가. 은탁아 어딘가 살아있다면 나를 도와줘. 상처의 흔적을 지워줘.


거대한 강은 오늘도 조용히 흐른다. 인간의 쾌락에 거친 물결을 만들 뿐이다. 숙여진 고개는 강력한 햇살에 들지 못한다. 눈부셔서 눈앞의 사람들을 못 볼까봐. 상처의 아뭄을 잊을까봐. 그저 알콜의 마취만 있을 뿐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존재하는 법. 물결의 환함과 적막을 24시간 안에 담는다.


길따라 걷는 건 기죽은 마음을 들어올리기 위함이다. 어느 장애물도 방해할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언제까지 괴로워하며 하루를 보낼 것인가. 멈춰야 할 타이밍을 잡는다.


괴로움이 지나면 평온함이 찾아오겠지

지금은 괴로움의 크기가 커보일 뿐이야


언제쯤 작아 보일까

마음대로 작아 보인다면 정말 좋겠는데

상처의 아뭄은 시간이 필요하다


언제 또 묻지마 어둠 전사들이 나타나

상처의 크기를 넓히려 하겠지


양의 빛을 잊지 않도록

햇살의 광합성을 멈추지 않는다

어둑한 밤이 되기 전

긍정과 행복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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