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과의 싸움

홀로 러닝의 무게와 맞서다

by 삼삼

체중이 온몸을 짓누른다. 한 발짝 내딛는 속도가 빨라짐에 어딘가 있을 구조 요원을 찾으려 한다. 숨이 차올라 숨겨진 정지 버튼을 찾으려 해도 이미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정해진 요일에 함께 러닝을 한다. 몸을 풀고 러닝 시작 지점으로 이동, 맨 앞줄에 서 있는 건 나의 자발적 움직임인가. 맞는 듯 아닌 듯한 그저 뛰기만 하면 되는 희망 회로. 러닝을 시작한다. 그동안 적립된 체지방의 저항, 숨 쉬는 것도 힘겨워 이대로 멈출까 하는 갈등의 알고리즘이 왕성한 활동을 보인다.


1km가 가깝다며 반환점 조차 다가오지 않았는데 내리막에 가속 페달 밟아 냄이 무게가 실린 속도를 착각하게 만든다. 울림의 동굴, 딱딱한 천길. 절반도 미치지 못함, 어서 빨리 시작 지점이 눈앞에 나타나 길 바랬다. 걸을 땐 몰랐던 체지방의 무게, 오래 걸어도 무게에 짓눌려 힘든 기색 없음이 달려 나감에 현실의 무게로 되돌아왔다.

함께 모여 달리는 건 무엇 때문이지? 뛰어야 사는 것이 필요한가? 내적인 물음표가 여기저기 매달리기 시작한다. 이제 막 시작인데 벌써 궤도 이탈을 꿈꾸고 있다.


끝까지 뛰지 못하고 중도에 멈추고 걸어간다. 끝까지 뛰어 보려 함은 체지방의 저항에 포기. 함께 뛰는 무리 속 홀로 외톨이가 된다. 어떠한 응원, 소리조차 지방 덩어리에 묻혀버렸다. 마음은 벌써 풀코스 완주자가 된 듯 하게 이쯤이면 되었다고 위로 아닌 위로가 귓가에 맴돌았다. 다음 모임 때도 같은 곳을 뛰어야 함이라 내적 싸움에 러닝과 거리 두기를 선언한다.


이미, 정지 버튼을 눌러 버린 듯 적립된 체지방이 그대로 유지되길 갈구했다. 처음부터 너무 엑셀을 밟았다. 더는 나아가기 힘든데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 함이 싫어 지방 단속반을 피해 다닌다. 체지방 것들이 그리 쉽게 떨어져 나가겠더냐. 그대로 멈춘다고 그들이 알겠다며 소리 없이 떠날 것도 아닌데.


두뇌의 쓰나미는 신경을 타고 체지방으로 흡수된다.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다그친다. 단번에 전기자극이라도 주면 도망이라도 갈 것이라 여긴 오판이다. 식욕의 바리게이트를 설치한다고 이미 시작된 뛰는 것이 원활해질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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