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한여름 날씨
여름은 말한다.
지금 너의 뱃살은 단단하여 아무리 뛰어도 벽돌로 단단해진다고
차라리 내부 공사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한여름의 날씨로 접어들며 러닝 모임의 참여를 피하게 되었다. 오전 7시의 시작은 나에게 부담된다고 스스로 자기합리화로 바깥은 위험하다 했다. 진짜 위험한 건 지금껏 누적된 체지방인데 무엇을 탓하는지
이미, 체지방의 공격은 두뇌를 침투해 생각 회로를 느슨하게 만들어 버린 듯 했다. 처음엔 버틸 만 하다 여겼는데 금세 지평선 위로 올라온 햇빛은 달리는 의지를 녹여버렸다. 질퍽한 늘어짐에 편안한 꿀잠을 확보했다. 체지방의 방어는 성공적이었다.
아스팔트는 분주히 아지랑이를 만들어 낸다. 태양이 방긋 웃음 짓기 전 오늘의 러닝 할당을 채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조용히 백기를 들게 한다. 이미, 수차례 백기를 들며 들끓는 바깥을 나서지 못한다.
내부 공사는 견고히 기초를 완성하고 어떻게 외부를 꾸밀지 고민한다.
바삭한 조각, 달디 단 매끄러운 끈적임, 짠내 나는 화려함
말랑거림의 기억이 꺼진다
스스로 선택한 러닝의 위기인가. 시작하자마자 맞이한 여름은 모임의 약속을 지키기엔 그 세력이 강했다.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모임 장소까지 가는 여정부터 수면과 피로를 맞바꿔야 했다. 하루를 선택하는 갈림길은 체지방의 승리를 맞이한 지 오래다.
자유롭다 해도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들이 먼저 앞서 나가도 나를 먼저 안정시키지 못하면 어떤 예기치 못한 부상의 악령이 나를 괴롭혔을 것. 스스로 이유를 알지 못하여 타의로 억지로 끌려 나옴이 더위와 합쳐졌다면 이미 포기하고 남을 안일한 태도를 유지했을 것이다. 갈까 말까 한 고민은 나만 참석하지 않음의 자책이라 마음에도 없는 괴로움으로 자기 위안을 삼았다.
비가 오면 러닝 모임에 안 나가도 된다는 내적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마음에도 없는 것에 애쓰니 차라리 달콤한 편안함을 계속 유지함이었다.
함께 뜀의 성취감은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힘겹고 완주하지 못함의 기억 만이 러닝 시작하고 겪게 된 여름이었다.
내면 깊숙이 이러면 안된다는 울림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