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목표
(처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 나올 러너스 하이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금에 이르는 과정을 풀어내고 있다.)
시작은 신나는 내리막, 끝은 힘겨운 오르막. 러닝 모임의 러닝 코스는 천 따라 가는 업다운힐이었다. 러닝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시작과 끝은 잠깐의 행복이 스쳐 지나가면서 장벽을 넘는 시험대를 통과한다. 건강과 체지방을 동시에 잡아내는 누군가의 의도가 반영되었다면 이제 막 한발 내딛은 한 사람이 평평한 지면에 다른 발을 옮기게 하는 고도의 전략이겠더라.
매 시작마다 끝까지 달려보겠다는 의지를 굳건한 지방 덩어리에 무릎 꿇길 여러 번. 처음이라 점점 나아지겠지 하는 건 사치였을까. 고통의 시험이 있다면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달리고 있는 이 자리가 이미 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작이 반인데 나머지 반은 마지막을 위한 고난이었나. 지면으로 내리치는 무게가 과속을 방지한다.
반복은 성과의 기대를 쌓아 점점 더 빨라지길 기대한다. 섣부르게 마음은 이미 마라톤 완주 테이프를 끊는다. 원대한 꿈에 육중한 몸이 깃털이 되었다 착각을 부른다. 시작하자마자 무게의 가속 페달을 밟았으니 이대로 엑셀에 발을 고정시킨다.
1km, 2km. 족쇄에 묶인 다리가 자유를 찾았다 한다. 반환점이 보인다. 잠시 멈추며 주변을 살핀다. 절반의 지점, 함께 달리는 사람과 기억을 공유한다. 멈춤의 시간은 아주 잠시 세상의 긍정을 한 곳으로 모이게 했다.
다시, 달린다. 속도를 낸다. 처음의 기세는 어디로 가고 한계의 신호가 비상 알람을 울린다. 평지의 콘크리트가 내딛는 발의 울림을 되받아친다. 버텨보려 하지만 더는 안된다고 여기저기 방어적 테세 전환이 이뤄진다. 두발은 속도를 줄인다. 함께 뛰는 사람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간다. 잠시 커피 한잔하고 싶은 유혹에 발이 묶인 듯 두 다리는 부동의 돌덩이가 되었다. 다시 마주할 거대의 오르막이 두뇌를 자극한다.
스스로 희망고문을 만들어낸 고통. 보이지 않음의 한계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해꾼이 되었다. 30은 너무 앞서버린 보이지 않는 숫자가 된지 오래다. 더는 불가능의 영역이라며 집착의 정도가 높아졌다. 마음만 러너라고 현실의 세자리를 외면하려 애쓴다. 이미, 거부한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