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울음의 질서, 6장
잠시 후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유족분들은… 유골 수습실로 이동해 주세요.”
우리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다리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문이 열리자
희고 고운 가루들이
체 위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대단히 잘 살았다고도,
끝내 망가졌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람.
치열했다고 하기엔 어딘가 비어 있었고,
완전히 무너졌다고 단정하기엔
끝까지 버텨낸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아버지가
지금은 이름만 남긴 채
말도 숨도 없이 가루로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하게 마음을 비웠다.
그 많은 시간과 말들,
분노와 후회, 변명을 모두 내려놓은 채
이름만 남았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살아 있을 때는 그렇게 무거웠던 사람이
죽고 나서는
한 줌의 무게로 남아 있었다.
그 깨달음은
허망함보다 먼저
텅 빈 공허로 다가왔다.
직원의 장갑 낀 손이
작은 뼛조각들을 모아 담았다.
체에 남은 마지막 가루를 털어내는 소리가
정적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
엄마는 손등으로 눈을 훔쳤다.
삼키는 숨이
목까지 차올랐다.
형이 앞으로 나섰다.
직원이 낮게 고개를 숙였다.
“아버님의 마지막입니다.
정성껏 담아가 주세요.”
형은 유골함을
가슴 가까이 끌어안았다.
엄마는 그 위에 두 손을 올려
천천히 쓸어내렸다.
“……아빠 가자.”
그 말이
온몸을 울렸다.
우리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조용히 화장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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