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끊지 못한 사슬, 1장
현서와 나는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며칠 전, 아빠의 소식을 듣고 급히 왔을 때는 찬바람이 불어 공항이 유난히 쓸쓸했는데,
그날의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햇살 아래 제주 공항은 다시 관광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빠가 돌아가시면
과연 내가 울 수 있을까,
그걸 오래 걱정했었다.
그런데 막상 찾아온 건
울음이 아니라
텅 빈 공허였다.
현서와 나는 각자의 직장으로 돌아갔다.
나는 다시 출근했고, 일은 평소처럼 쌓여 있었다.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고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문득문득 아빠 생각이 날 때면
밖으로 나가 이유 없이 오래 걸었다.
일부러 철학책을 펼쳐
생각이 복잡해지는 쪽을 택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은 것 같았다.
그래도 부모의 죽음을 다룬 드라마 한 장면이나
노래 한 소절을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이면
나는 여지없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혼자 있는 방에서
한참을 울었다.
술은 한동안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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