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끊지 못한 사슬, 2장
봄은 생각보다 빨리 여름으로 넘어갔다.
제주의 햇빛은 점점 강해졌고,
거리에는 반팔과 슬리퍼가 늘어났다.
나는 여전히 같은 시간에 출근했고
같은 길로 집에 돌아왔다.
달라진 건 없었는데
술은 점점 빨리 비워졌다.
퇴근하면 냉장고를 열었다.
시원한 공기와 함께
병이 눈에 들어왔다.
마시지 않으려다
그냥 한 잔만 따른다는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현서는 내 옆에 앉아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말을 걸었다가
내 표정을 보고
다시 삼키는 게 보였다.
취기가 오르면
말수가 늘었고
끝이 흐려졌다.
현서는 대답하지 않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눈은
조금씩 멀어졌다.
“오늘은 그만 마시면 안 돼?”
그 말이
부탁처럼 들려서
괜히 짜증이 났다.
“괜찮아. 나 멀쩡해.”
그 말이
가장 멀쩡하지 않을 때
나왔다.
나는 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손을 들지도 않았다.
그래도 방 안은
조금씩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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