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병이 만드는 요상한 일들
현재 만나는 99프로의 동네 아줌마들은 중딩 아들딸을 키우며 죄다 비정상적인 상태들이다.
같은 동네에서 과거 유치원부터 초등 6년을 거쳐 함께 커온 모습들을 보면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멀. 쩡. 한. 아이들이었기에 그저 공감의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가끔씩 만날 때마다 과거 아이들의 천사 같은 모습을 함께 회상하곤 서로를 위로할 뿐이다.
지겹도록 무덥고 길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 후 드디어 한숨 돌리며 이른 아침부터 오랜만에 카페에 모인 중딩맘들.
그 속엔 유달리 큰 가방을 들고 와 방학중 아이들과의 전쟁 같았던 일상을 토로한 아즘마 한 명이 있었으니..
그녀는 그 큰 가방 안에 다름 아닌 노트북과 패드를 넣고 다닌다며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신세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핸드폰 게임에 그렇게 몰두하던 중딩 아들, 유튜브에 그렇게 빠져사는 초5 딸아이. 노트북으로 숙제를 한다고 하면 어느새 게임의 세상으로 가있고 패드로 숙제가 아닌 유튜브를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결국 자신이 집 밖을 나올 땐 보나마나다 싶어 기기들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데.
안타깝고도 웃픈 현실의 찐 모습이다. 머리끄댕일 잡는다고 들을 말도 아니고 안 그래도 자꾸 멀어지는 사이가 더 벌어질까 그냥 다 들고 나와버리는 그 맘이 너무 이해가 된다.
도통 말을 들어먹지 않는 아이들. 5살 아이도 아닌데 그놈의 '싫어병'에 걸린 우리의 사춘기 자녀들.
오늘도 카페에선 한참을 누구 집 아들딸이 말을 더 많이 안 듣고 속을 썩이는지 경쟁하듯 수다 한판 대결이 벌어졌다.
이렇게라도 내뱉지 않으면 속병이 생기지 않을까.
우리의 엄마들은 오늘도 각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그렇게 방학 내 고군분투한 위로의 수다를 떨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