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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Mar 15. 2023

2박 3일 난소종양 수술 경험담

끔찍했다.


정작 수술이 아닌 수술 후 진통제 부작용으로.

그것은 한 시간가량 동안 나에게 고통스러운 지옥 경험을 선사했다.


3시간의 수술 후 회복실에서.

"환자분!

일어나세요! 자면 안 돼요!"

란  말이 들렸다. 반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누운 체 침대로 이동해서 병실로 돌아왔다. 남편의 얼굴이 보였고  난 살았구나 싶었다. 그리고도 1시간은  잠을  못 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진통제를 맞으며 잠허락을 겨우 받고 그나마 좀 편안해졌었다.


잠결에 기존 진통제가 다 끝나서 다른 진통제로 교체한다고 얼핏 간호사샘이 왔다 간 것 같다. 남편도 나의 자는 모습에 안심하고 식사를 하러 나간 상황. 


갑자기 주삿바늘로 새로운 느낌의 액체가 들어가는 요상한 느낌. 눈이 번쩍! 잠이 확 달아났다. 점점 숨이 가파지고 속이 울렁거리며 금식해서 먹은 것도 하나 없는데 우엑! 우에엑!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이마와 등엔 식은땀이 주르륵. 서서히 온몸이 못 견디게 아파오며. 으아. 나도모르게 몸이 비틀어지고 있었다. 급할 땐 뭘 누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이럴 땐 응급버튼이 하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15분쯤 지나 더 이상 참다 참다 못 참을 상태가 되었을쯤에 비로소 남편의 얼굴이 내 앞에 나타났고, 고통을 온몸으로 호소하는  보곤 바로 병실밖으로 달려 나갔다.


수술 전 피부 속에 소량의 약물을 넣어 항생제 약물부작용 반응을 검사할 때도 피부가 부어오르는 이상반응이 나오더니, 이번엔 진통제 부작용으로 쇼크가 온 것. 이건 뭐지.

결국 일단 타이레놀 계열만 나에겐 젤 안전한 걸로 판단해 빠르게 원래 맞았던 진통제로 팩교체.

그 후 20분 뒤 차차 진정되어 다행히 나의 몸은 수술한 배만 아픈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리고 결국, 빠밤.

산부인과에다 플러스 약물부작용 검사를 위한 알레르기내과 진료도 별도추가됨.

나에겐 절대 쓰면 안 되는 항생제, 진통제 치료약물 목록이 아ㅇ대병원에 별표 다섯 개쯤으로 기록되고.


내 평생 수술경험은 처음이라 몰랐던 걸까?

나이가 들어 내 몸에 새롭게 등장한 약물 알레르기 친구들 그런 건가?

약물에 관한 그 어떤 문제도 없다고, 그에 대해선 평소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아온 40여 년 인생이었는데..

참 세상은 크게 반갑지도 않은 새로운 경험을 또 주는구나 싶었다.






아ㅇ대병원.

로봇으로 하는 나의 복강경 난소 양성종양 제거수술은 이랬다.


D-1,오후 입원.

교수님 오셔서 밝게 웃으며 파이팅 해보자!

저녁에 금식과 함께 왼쪽팔에 수술 시 필요한 항생제 부작용 반응 검사시작.

바늘로 약물투여 후 갑자기 팔전체 빨갛게 색깔 변함.

오른쪽 팔 알코올솜으로 닦으니 또 빨갛게 색변함.

항생제와 더불어 알코올까지 부작용 발견.(결과: 이건 쓸 수 없음. 모든 소독도 이후엔 빨간약으로 대처함)

"환자분, 이건 흔히 쓰는 약물인데 체크해두셔야 한다" 친절한 간호사샘말과 걱정 한가득 눈빛도 함께 받고.


다음 차례로 굵은 바늘 꽂기.

그러나 이미 두 팔에 모든 혈관들이 급하게 다들 숨어버림. 주먹 쥐고 피고 반복. 팔을 주물러 주물러 양손목과 팔뚝 4군데 찔러도 들어가지 않아 결국 바늘자국, 멍자국만 선명히 남긴 체 담당 간호사샘은 포기.

두둥. 다음 타자. 나이 많은 단발머리 카리스마 경력자샘 등장. 한방에 왼쪽팔뚝에 굵은 바늘 찌르기 기술 성공하심.



D-day 수술당일.

배꼽 옆에 지름 2센티 보라색 동그라미를 매직으로 이쁘게 그려준다.

맘의 준비가 아직 안 됐는데(생각해 보니 맘준비는 아무 소용없슴), 남들 안타는 환자용 엘베로 수술실 앞까지 데려감.

남편과 수술실 앞에서 빠이빠이.

결국 혼자구나. 외로움, 슬픔 느끼며 수술실 입장.


 5명 정도의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진 샘들이 보여 살짝 덜 외로워짐. 생각보다 엄청 크고  밝은 수술실의 천장엔 TV에서 본 적 있는 동그란 모양의 대형 조명 2개가 수술대에 눕자 바로 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파란색 폭신한 매트(재질이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가는 라텍스 같음. 내 몸 모양 그대로 침대가 맞춰져 눌려짐)위로 누움.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웃으며 눈맞춤 하시는 친근한 교수님 얼굴이 보였다.

팔다리 다 고정당하고 주사기로 시원한 물이 막 들어가는 느낌. 갑자기 옆에 누군가 이름, 수술 어디 하는 건지 등 묻고 대답하기 시간. 코입 막는 호흡기 붙이고 나 전신 마취한다는이상하게 잠이 안 드네.. 이런 생각을   짧은 순간 했던 거 같다.

갑자기 세상의 불이 몽땅 꺼짐.

의식은 안드로매다로.






수술 한 그날은 내 몸이 스스로 일어날 수가 없는 상태로 처참했고, 새벽에 1번은 너무 아파 잠잘 수가 없었기에  진통제를 호소했으며, 2번은 남편이 나의 피소변을 받아 처리해야 했다. 

실제 수술부위는 배꼽안쪽으로 꼬맨 자국과 상처들이 남았고 종양도 1cm가 더 큰 5cm로 밝혀졌다.


수술 후 하루가 지나고 부축받고 걷기 가능해졌고, 죽 한번 이후 그냥 밥 가능해져 몰래 남편 시켜 지하1층에서 봤던 꿀맛 버거킹 블랙 어니언 와퍼 사다 먹음.


3일째 된 날 오후. 집에 가고 싶어 원하시면 퇴원해도 된단 말에 빠르게 가퇴원함.  아ㅇ대병원 주차는 매우 친절해 입퇴원까지 몽땅 무료였다.


에 오니 날 반기는 친정엄니와 아들, 그리고 새언니와 조카. 그리고 또 날 기다리는 폭신 폭신 내 침대.

이후 이틀은 더 누워 지내는 생활만 해야 했다.

퇴원  4일 정도까지도 폐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아 특히 말할 때 호흡이 자주 가파오고, 변비로 고생을 해야 했다.




노란 단무지와 짜장면



창문으로 봄햇살이 가득한  .

그렇게 난 전쟁 같던 병원에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13살 이쁜 조카가 침대로 조용히 다가왔다.

누워있는 내손에 작은 무언가를 건네고 위로의 눈빛을 몇 초간 발사한 후 방을 나간다.

내손엔 클레이로 놀다가 만든 듯한 작고 귀여운 짜장면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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