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수포의 계절이다.

2023년 안녕!

by HAN

연말이라 모임이 잦았다.

그래도 한 해가 가기 전 꼭 얼굴을 보자며 시간을 애써 맞춰 만나길 진심으로 모두가 원했다.

그 마음 들은 뭘까.

한 살의 더해짐이 싫은 걸까, 방학하면 더 보기 힘든 육아맘들의 상황적 이유일까, 돌아보니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지나가 버린 올해를 혼자 쓸쓸히 보내고 싶지 않은 맘들일까.


사실 올 한 해를 무탈하고 평범하게 이 정도면 그럭저럭 잘 지내온 우리 모두를 조촐하게 셀프칭찬하고 싶은 맘은 개인적인 나의 속내였다.


대부분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내 또래의 엄마들 모임이 집 근처 카페에서 있던 날.

한자리에 앉고 보니 반가운 얼굴들은 분명 그대로인데 입술이 부어있고 빨갛게 올라와 화산이 터지듯 빵빵 터져있는 상태가 5명 중 3명 꼴이다. 그리고 나도 물론 그 대열에 동참했다. 특별히 이 시기에 극기훈련을 한 것도, 지독한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저 평소대로 사는 삶인데 입술이 터진걸 보니 모두 한해의 고단했던 마무리의 달, 12월인 탓이리라.






수포와 함께 세트로 나에게 온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두툼하게 어느샌가 올라온 뱃살. 피곤이 쌓이고 쌓여 막판 새해를 앞두고 입술이 터졌다면 살은 반대로 빠져줘야 되는 게 인지상정이 아니던가.


그러나 그건 올해 12월을 보내고 있는 지금 나의 이야긴 아닌가 보다. 자리을 야무지게 잡은 윗배의 통통한 살들은 보란 듯 빠지지 않겠단 모양새다.

연말에 정신없단 핑계로 운동은 저 멀리 뒤로 밀려난 진 이미 오래된 일. 맛있는 연말 파티분위기와 함께 피자, 케잌, 치킨 등 등 달고 맵고 짠 음식들이 줄줄이 매식단마다 이어졌다.


혹시나 해서 올라가 본 후, 내 눈을 의심하고 다시 크게 떠서 본 저울 속 숫자는 태어나 난생처음 접해본 숫자.

그러고 보니 어느새 옷들도 나를 버티기 힘겨워질 때쯤 점점 넉넉한 옷들만 찾고 입는 요즘 나였다.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

수포도 뱃살도 새해맞이 창고대 개방처럼 싹 정리하고 새로운 몸으로 2024년을 살고 싶은 굴뚝같은 맘.

1월 2일부터 당장 헬스장 등록을 하고 야식도 줄여보기로 맘먹어본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두루두루 공표한 오늘.


내년을 또 잘 지내보자고 함께 인생을 걸어가며 서로 손잡아주는 오랜 친구들이 곁에 있고, 12월 30일 눈이 펑펑 내린 주말은 그렇게 올해의 마지막날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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