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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May 07. 2024

피프틴.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가는 길.

김 누ㅇ 프로샘을 만난 건 올해 1월의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던 겨울이었다.


약속날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유튜브를 보고 집에서 장난감 공을 손에 든 채 자세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는지 모른다.


원핸드 선수들을 따라해 보다가 또 다른 자세의 투핸드를 해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더 멋있고 왠지 그냥 내가 가야 할 방향 같았다. 많이는 없지만 국가대표 선수 중에도 엄청난 투핸드 선수도 있었다. 첫걸음부터 한 스텝 그다음 스텝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마지막 왼쪽 뒤로 뻗어주는 오른쪽 다리 동작과 두 손으로 공을 힘껏 밀어주고 왼팔은 쭉 뻗어주는 마무리 동작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혼자서 무한반복 연습했다.

자연스럽게 내 것이 될 때까지 계속계속.





그렇게 준비를 나름대로 해보고 만나게 된 김누ㅇ 프로샘.

처음 볼링을 배운다는 나의 소개에 그냥  한번 쳐 보라고 하시며 나를 꼼꼼히 살피시다 놀란 반응은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눈이 갑자기 왕커지며 왈.

"너 초보가 아니구나!"

"오호~이미 자세를 제법 갖춘 중급정도 수준인데?"


그렇게 꽤나 놀라워하며 칭찬으로 시작된 나의 볼링수업은 정확히 4회로 한주에 한 번씩 만나서  배웠고 1월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3회째땐 첫 나의 볼링공도 함께 골라서 맞추는 걸 도와주셨다.

수업이 없는 날도 거의 매일 그 볼링장에 출근도장을 찍으니 그곳 사장님과도 프로샘과도 자주 얼굴을 보게 되었고 금방 꽤 친한 사이가 되었다. 

프로샘은 다른 학생이나 성인 수강생을 가르치고 있을 때조차 내 자세를 눈여겨보곤 어김없이 다가와 원포인트 레슨을 짧게 해 주셨다.

레슨보다 더 자주 만나 그렇게 수업 아닌 수업을 받게 되니 더 좋았고 왠지 모를 친근감 더 느껴진 것 같다.


어느 날, 자신이 경기했던 과거 유튜브를 왜 안 찾아보냐던 샘.

그래서 찾아본 샘의 과거 ㅇㅇ프로선수 경기 결승전에선 엄청난 실력자(샘)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내가 본 대회에서 프로샘은 결승 진출은 했지만 아쉽게도  최종 우승은 떨어졌다.)



네 번의 수업이 끝나고도 자주 그렇게 만났던 프로샘.

어느 순간 좀 더 집에서 가깝고 가격할인이 더 좋은 마인드볼링장으로 자주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프로샘과의 우연한 만남도 더 이상 없게 되었다.





그리고 두 달 뒤,

드디어 만났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프로샘은 본인의 실력으로 볼링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 보는 샘의 모습! 

주변 제자들과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짜 프로샘의 실력은..

역시 대단했다! 단 한 번의 점수 빼곤 다 스트라이크.

마치 볼링 경기를 실제로 현장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안정적인 자세에  잘 보고 배우라고 말하는듯한 포스까지.


그사이 키가 많이 컸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신 샘과는 여름방학 때를 다시 만남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눴다. 물론 원포인트 레슨도 잊지 않고 해 주셨다.

그날밤 꿈속에서도 프로샘을 만나 볼링수업을 받았다.

그렇게 꿀잠을 푹 잤다.






작년 12월.

친구가 주말시간에 놀러 가자고 제안해 처음 가본 빅ㅇ볼링장. 그리고 그때 그 볼링이 13년 인생에 이렇게 큰 전환점을 가져다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나.

고맙다 친구야!

그리고 나의 볼링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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