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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솜사탕 Apr 30. 2022

18화. 슬기로운 병원 생활

만 28세, 뇌경색 판정받았습니다. | 얼렁뚱땅 써보는 투병일기

입원 이틀째

-22.04.29.금요일-



 병실에서는 커튼을 다 쳐놓고 살고, 복도에 상시 불이 켜져 있어서 시간 감각이 매우 무뎌진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 있으면 낮, 자고 있으면 밤으로 구분되었다. 지난밤, 오후 8시 반쯤 아주 일찍 잠에 들었던 나는 한동안 자다가 맞은편 보호자가 큰소리로 떠드는 소리를 듣고 '벌써 아침이 되었구나' 하고 일어났다. 그런데 핸드폰을 보니 새벽 1시 48분. 뭐야 이거. 너무 크게 떠들어서 당연히 아침인 줄 알았네. 오늘 MRI를 찍는다고 들었는데, 가기 전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고 싶어서 자기 전부터 계속 긴장 상태였다. 그래서 눈을 뜨자마자 양치하고 검사 갈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아직 새벽이길래 다시 눈을 붙였다.


 새벽 5시가 넘어서 병원에서의 바쁜 아침이 시작될 무렵, 두 번째 기상을 했다. 일찍 자서 그런지 그렇게 피곤하진 않았다. 일반 진료 시작 전 검사를 할까 봐 걱정이 되어서 양치하고 세수도 한 뒤 정신을 차리고 앉아있었다. MRI에 또 꼼짝없이 1시간 동안 갇혀있을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트라우마야 뭐야)


 앉아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쉴 새 없이 대화하는 맞은편 노부부의 얘기가 들려왔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나 잠시 다녀올게. 누나"라고 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너무 다정해서 당연히 부부인 줄 알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다정한 연하남일 수 있겠다고 잠시 생각했지만, 좀 더 들어보니 단지 말이 아주 많은 남동생이었다.(남의 얘길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고, 그 두 분이 병실 내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제 주입시킬 것처럼 정말 쉬지 않고 큰소리로 대화를 하다...귀에서 피 날 것 같다...) 남매 사이에 저렇게 극진히 간병을 하고, 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얘깃거리가 나오는구나. 나도 동생이랑 굉장히 친한 사이긴 하지만, 저 나이가 되어도 저렇게 우애 좋은 사이라는 게 참 신기했다.


 신기한 일이다. 아무 일면식도 없었던, 나이도, 살아온 인생도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몇 날 며칠을 같이 지내게 된다는 것이. 병실 커튼이 목소리까지 막아주지는 못하기에 입원 전까지 생전 알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삶을 일부분 알게 된다는 것이. 보호자들이 얼마나 극진하고 다정히 대화를 하는지, 어디가 아프고, 언제 수술하는지도 다 알 수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건 무슨 인연일까.


 잠시 깼던 레이디들이 다시 잠을 청하던 오전 6시쯤, 나는 대 책상을 펴고 말똥말똥 앉아있었다. 그때 피검사를 위해 한 간호사가 찾아왔다. 벌써 일어나 있었냐며 묻길래, 혹시 검사할까 봐 일찍 일어났다고 했다.


 피검사는 지난 입원 때도 매일매일 지독하게 했던 검사였다. 한 번에 손가락만한 검체 용기 7통을 내리 뽑는데, 뽑는 시간과 양이 꽤 되어서 투명한 검체 용기를 통해 평소 내 몸속에만 있던 피를 자세히 살펴보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한번 주삿바늘을 꽂으면 피가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간호사가 바늘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쉴 새 없이 검체 용기를 바꿔주어야 한다.

검체용기 사진

 뭐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니 그냥 얌전히 당하고(?) 있었는데, 4번째 통을 뽑을 때쯤 간호사가 실수로 빈 검체 용기 하나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바늘 잡느라 다시 줍지도 못할 텐데..! 어떡하지..! 하고 동공 지진하고 있는데 프로페셔널한 간호사는 흔들림 없이 주머니에서 여분의 용기를 꺼내 바로 피를 담았다. 신기해서 "여분을 늘 가지고 다니시는 거예요? 바로 나오네요."하고 묻자 "네 이럴까 봐 늘 가지고 다녀요. 그래도 방금은 조금 아찔했네요"라며 웃었다.


 바로 검사를 시작할 줄 알았는데, 아침식사가 나올 때 까지도 아무도 날 찾지 않았다. 식후로 넘어갔나 보다 싶어 우선 밥을 먹었다. 아침이라 별 생각도 없어서 대충 약을 먹을 만큼만 먹었다. 먹고 쉬고 있으려니 한 의사 선생님이 찾아왔다.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 신경과에서 왔다고 하고는 내 상태를 물으셨다. 전날보다 낫긴 했지만 여전히 소름이 돋고 몸이 저린 상태였다. 내 얘길 들은 의사 선생님은 반사신경을 볼 때 쓰는 작은 망치로 내 몸 여기저기를 때리기 시작했다. 때렸다는 말을 쓴 이유는 진짜 아파서 얻어맞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신경 볼 때 살살살 무릎을 치지 않나...? 이 선생님은 내 양팔과 무릎을 얼마나 꽝꽝 내려치던지. 토르인줄.


 토르 선생님이 가고 나서, 나는 검사를 기다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요히 책을 읽고 있자니 왠지 내가 병원생활에 나름 적응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기를 쓰는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오만한 착각이다.) 그래도 나름 경력직(?)이라고 이전보다는 슬기로운 병원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슬기로운 병원 생활 수칙>


1. 잠은 잘 수 있을 때 자 둬야 한다.

낮이건 밤이건 졸리면 무조건. 이곳의 아침은 새벽 5시부터 시작되고, 밤중에도 몇 번씩 깨우기에 미리미리 자 둬야 한다

2. 가습기와 귀마개는 필수

병실은 늘 건조하고, 늘 시끄럽다. 무엇보다 1번을 위해서는 2번이 필수다.

3. 언제 검사할지 모르니 늘 준비된 상태로 있기.

지난번에 40분짜리 검사를 그냥 갔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죽는 줄 알았다. 화장실 재깍재깍 다녀오기. 자리 비울 때를 대비해 소지품 정리해두기, 검사를 갈 경우 소요 시간 미리 체크하기 등

4. 의사 선생님께 드릴 질문 사항은 미리미리 적어두기

회진 시간은 정말 짧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었던 내용을 놓치기 십상이다. 그리고 주치의 외에 전공의 선생님들이 불시에 찾아올 때도 있으니 미리 대비해 둘 것.

5. 자주 씻기

링거 때문에, 또 몸이 아파서 잘 못 씻는 곳이 병원이다. 그러나 우울은 수용성이라고 했던가. 씻지도 못하고 병실 안에만 있으면 더 힘들어진다. 간호사에게 말해 링거를 잠시 빼고 최대한 깨끗이 씻고 지내는 게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6. 김...필수.....

병원밥은 참 맛이 없다. 물론 나는 요즘 먹성이 좋아서 이것도 와구와구 먹지만. 김이 있으면 훨씬 수월!


 물티슈, 휴지, 충전기는 넉넉히 가져오기 등등 이 외에도 참 많은데 당연한 것들이라 생략한다.(사실 입원 경험 그리 많은 것도 아님.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기) 어쨌든 결론은 지난번 나의 우당탕탕 병원생활과 지금이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눈이 보이고 안 보이고의 차이도 크지만, 확실히 이번에는 지난번의 경험을 되살려 필요할 만한 물건을 모조리 챙겨 온 덕분에 훨씬 수월했다. 이제 가까운 곳은 눈이 잘 보이기 때문에 책도 세권이나 가져왔고, 이는 내 심신 안정에 제일 큰 도움이 되었다.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무조건 책을 읽었다. 잡생각도 안 나고 좋다. (최근 '달러구트 꿈 백화점' 합본을 완독했는데,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조만간 따로 글을 올릴 계획이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간호사가 찾아와 11시 반까지 근전도 검사실 가라고 일러주었다. 북적북적한 신경과까지 링거를 끌고 갈 것이 걱정돼 링거를 빼고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지만, 혈액순환을 위해 뺄 수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링거 거치대를 질질 끌고 검사실로 향했다. 근전도 검사실은 1층 신경과 안쪽에 있다. 외래 진료를 보러 온 수많은 사람들 속을 환자복을 입은 채로 뚫고 지나가는 건 소심한 I형 인간에게는 꽤나 부끄러운 일이다. 게다가 바퀴소리도 덜덜 나는 링거를 끌고 말이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엘리베이터 한번 타기도 쉽지 않았다. 매번 만원인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바람에 수차례나 그냥 보내고 나서야 탈 수 있었다.


 근전도 검사실에 도착해 벨을 누르자 검사 선생님이 맞이해주셨다. 사실 심전도 검사와 비슷한 검사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달랐다. 침대에 누우니 내 왼쪽 다리와 왼쪽 팔에 전극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붙이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다 붙이고 나자 선생님이 웬 대형 코드 같은걸 꺼내 들었다. 첨 보는 기기라 눈이 땡그래 졌지만 최대한 침착한 척 누워있었다. (아니 저거 전기충격기 아니야??그렇게 생겼는데?)

신경근전도검사 모습. 내가 본 코드 크기는 이보다 훨씬 컸다.

 위 사진처럼 몸 곳곳에 전극을 연결하고, 일정 부분에 전기를 흘려 신경의 반응을 보는 검사였다.(초음파 같은 게 아니었어ㅠㅠ) 그래도 나름 물리치료 경험도 있고(?) 단지 그 정도의 찌릿함이겠거니 하고 검사를 시작한 나는 첫 번째 전기 자극부터 곧 내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물리치료는 쨉도 안되게 강한 전기자극이 전해져서 그 자체만으로도 바늘에 찔리는 듯한 고통이 오는 데다가, 그 전기 자극이 일으킨 신경반응 때문에 발이나 팔이 펄떡펄떡 날뛰었다. 아파서 윽윽대긴 했지만 한편으론 신기하긴 했다. 발가락에 자극을 주는 게 아니라 발목 어딘가에 전기를 주면, 발가락이 지멋대로 움직였다. 손도 마찬가지였다. 팔 어딘가에 전기자극을 주면 손이 지멋대로 움직였다. 팔의 이 부분이 몇 번째 손가락의 신경과 연결되어있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었다. 흥미롭지만 동시에 꽤나 고통스러운 과학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더 잘 전기가 통하게 하기 위함인지 뭔지 작은 접시에 물을 떠다 놓고 대형 코드(실제 이름은 모른다...근데 아무리 봐도 코드다.)를 살짝씩 적셨다가 날 지졌다가(?) 다시 적셨다가 지졌다가를 반복했다. 꼭 젓가락으로 무슨 음식을 먹듯이 접시물에 탁탁 찍었다가 내 신경을 조져버리는 게 아주아주 이상한 경험이었다. 내가 너무 아파하자 선생님이 "전기가 오르는 거라서 많이 따끔해요" 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기가 아니라 기다란 바늘로 빠르게 푹푹 찌르는 느낌이었다.(과장 같다면 직접 해보시길)


 그렇게 30분가량 생선처럼 펄떡대고 나자 의사 선생님이 1차 검사는 끝났다며 다시 병실로 가서 점심을 먹고 1시 반까지 다시 오라고 했다. 이걸 또 한다고요?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오늘 선생님 스케쥴에 내 검사만 5개나 잡혀있다며 꼭 다시 와야 된다고 했다. 크림을 발라 떡진 머리도 어차피 다시 검사해야 하니 아직 감으면 안 된다고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다시 병실로 올라갔다.


 병동에 들어가니 간호사 한 분이 간호스테이션에서 날 부르고는 종이 5장을 주르륵 펼쳐 보여주었다. 모두 검사 이송 서류였다. 오늘 11시 반을 시작으로 해서 1시 반, 2시 반, 3시, 4시 이렇게 내리 근전도 검사가 잡혀있다고 했다. 정신이 아찔했다. 이 중에 이제 하나 끝낸 것이다. 하루에 5탕 행사를 뛰는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누가 스케쥴 이렇게 잡았어!


 나는 일단 열심히 점심을 먹었다. 최근 먹성이 아주 좋아진 상태 그대로 입원했는데 맛은 없어도 배가 고프니 밥이 쑥쑥 들어갔다. 이따가 검사고 나발이고 먹어야 살지. 지난 입원 생활 때 혼자 밥을 먹는 식사 시간마다 급격히 우울해졌었던 경험을 했던 터라 매 끼니마다 일부러 시트콤을 틀어놓고 먹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빅뱅이론, 모던 패밀리 류의 시트콤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 두 드라마를 모두 다 봐 버려서, 최근에는 프렌즈를 보고 있다.

가운데 있는 가장 큰 통은 나의 소중한 김 통이다..벌써 거의 다 먹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시간이 남아서 다시 책을 읽었다. 읽고 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내용이 너무 흥미로웠던 것도 있지만, 다가올 검사를 걱정하고 있느니 책의 세계로 빠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는 정확히 1시 15분에 다시 1층으로 향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정확히 30분이 되어서 들어갔다. 그 뒤로는 똑같이 누워서 전극을 머리에 붙이고 몸을 지지는(?) 검사였다. 다행히 오전 검사랑은 좀 차이가 있어서 많이 아프진 않았다. 검사가 이상하게 좀 오래 걸린다 싶었는데 3시가 되어갈 무렵 검사 담당 선생님이 가쁜 숨을 내쉬며 모두 끝났다고 했다. 5번이나 병동과 검사실을 왔다 갔다 했어야 할 검사를 한 번에 빨리빨리 해버렸다고. 다시 와야 할 줄 알았는데 오늘 스케쥴 끝이라는 말에 화색이 돌았다. 쌤도 win 나도 win 서로 윈윈이다.


 얼른 병실로 올라가 오늘 검사를 모두 끝냈다고 알렸다. 그리고 나만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검사 후라 피곤하긴 했지만, 일기를 쓰고 싶었다. 재입원하게 된 과정부터, 레이디 병동에 들어온 첫날의 이야기 까지. 어제의 이야기를 빼곡히 일기에 담았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병원에 다시 간다는 얘기를 듣고, 여력이 되면 일기를 또 써달라 부탁했었다. 내가 병원에 가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기에 내 일기를 보고 알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나 역시 일기를 쓰면서 마음도 정리하고 힐링을 얻기 때문에 열심히 써서 올렸다. 있었던 일들을 까먹기 전에 빨리 쓰고 싶기도 했다.


 중간에 MRI 동의서를 쓰기도 했다. 오늘도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내일 찍나보다. 동의서를 받으러온 분께 몇분짜리인지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했다. 동의서 중 폐소공포증이 있나요?라는 부분에서 흠칫했지만 아니요 에 체크했다. 이 깍 깨물고 버티지뭐.


 시간이 지나 저녁을 먹었다. 한 손으로는 링거 거치대를 잡고 한 손으로는 식판을 들어 멀리 있는 배선실에 갖다놓는 건 꽤 힘든 일인데, 복도를 지나가다 링거를 뺀 어떤 젊은 환자 분이 대신 가져다놓겠다며 도와주었다. 그 분도 링거만 뺐을 뿐 환자인데도 말이다. 너무 고마웠다. (레이디병동 레이디들은 훈훈하구만.)


 외출 허락을 받은 뒤 링거를 끌고 병원 1층 편의점에 가서 과자도 사 왔다. 바깥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한층 나아졌다.

 잡생각 하기가 싫어서 프렌즈를 보며 홈런볼 하나를 뚝딱했는데 그러고 나서 깨질 듯한 두통이 찾아왔다. 뭐지 설마 이것도 초콜릿이라고? 아님 저녁 과식? 원인이야 어찌 됐든 참기가 힘들어서 간호사분께 부탁해 진통제를 먹었다.


 그리고는 일찍 잠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수액을 맞고 난 뒤로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그런가 새끼손가락이나 발이 저린 게 많이 나아졌는데, 여전히 소름은 자주 돋고 두통을 느낀다. 어두운 병실 속에 누워서 검사는 대체 얼마나 남은 건지, 지금까지의 결과는 어떤지 도통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내가 꿈 백화점에서 좋은 꿈을 사 왔길 바라며 그렇게 잠에 들었다. 재입원 두번째 날은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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