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30년을 넘게 살았다. 그러나 '울산광역시'라는 같은 행정구역 안에 있지만 장생포는 그저 이름만 아는 그런 도시였다. 작년에 이런저런 일로 장생포에 갈 일이 몇 번 있었다.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전설처럼 남아있는 전성기의 장생포, 그런 장생포에서 나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한때의 영화로움, 그 빛을 잃었지만 장생포는 여전히 꿈꾸고 있을 것이다. 아니 꿈꾸고 있기를 바란다.
장생포의 겨울나기
이름만 아는 사이 삼십여 년 그런 사이
그가 오래 절뚝이며 해풍에 맞섰음이
별다른 탐문없이도 증거들은 쏟아졌다
맞춤 정장처럼 멋부리던 골목은
동이 째 들이부은 햇살의 무상원조로
응달진 구석구석의 안간힘을 덮는다
만 원권 지폐를 물고 골목을 누비던 개가
한 마리 고래를 따라 바다로 떠나간 뒤
수평선 바투 잡고서 신화를 다시 쓴다
# 장생포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