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건장한 청년으로 변신한(군대 가기 전보다 몸무게가 15kg이나 늘었단다) 녀석이 보고 싶었다며 나를 덥석 안아주었다. 두 딸은 동생 먹이겠다고 고기를 굽고 비빔면을 비비고 있었다.
가족 완전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소리는 이럴 때 하나보다. 의자가 4개뿐인 식탁에서 나는 서서 고기 몇 점만 먹었는데 그래도 배가 불렀다.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를 나갔다. 둘째의 휴대전화에는 엄마 아빠를 위한 음악이 따로 저장되어 있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떼창으로 함께 노래를 불렀다. 달리는 가족 노래방, 그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음악을 좀 업그레이드 하라며 큰딸이 둘째를 타박하는 소리도, 발끈하는 둘째의 반격도 내겐 음악보다 더 감미로웠다. 자매는 참 유치하게 논다.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막내까지 합세했으니 뒷좌석은 웃음이 흘러넘쳤다.
녀석이 군대 PX에서 달팽이 크림 선물세트를 식구 수대로 사 왔다. 수요일이 둘째 생일인데 생일 케이크까지 사 들고 왔다. 그 모습에 둘째는 또 감동해서 울었다. 삼 남매의 알콩 달콩이 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녀석을 처음 훈련소에 보내던 시간이 떠올랐다. 코로나로 이별식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녀석을 훈련소에 두고 오면서 참 많이 울었다. 애틋하고 눈물겹던 그 시간도 지나고 보니 그리움이다.
삶이 늘 오늘만 같지 않을 것이다. 함께했던 오늘이 내 아이들이 힘들고 지친 날 꺼내볼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행복에 겨운, 날이다. 기도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다. 또 막무가내로 저 아이들의 내일이 안녕할 것이라고 믿어보는 날이다. 대책 없이 긍정적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