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행복해요 12

막둥이의 전역 16일 전

by 마법모자 김시인

*함께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석남터널을 넘고 또 그 터널을 통해 집으로 돌아왔다.


녀석이 왔다. 11월 30일이면 전역을 하는 말년 병장 아들이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건장한 청년으로 변신한(군대 가기 전보다 몸무게가 15kg이나 늘었단다) 녀석이 보고 싶었다며 나를 덥석 안아주었다. 두 딸은 동생 먹이겠다고 고기를 굽고 비빔면을 비비고 있었다.


가족 완전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소리는 이럴 때 하나보다. 의자가 4개뿐인 식탁에서 나는 서서 고기 몇 점만 먹었는데 그래도 배가 불렀다.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를 나갔다. 둘째의 휴대전화에는 엄마 아빠를 위한 음악이 따로 저장되어 있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떼창으로 함께 노래를 불렀다. 달리는 가족 노래방, 그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음악을 좀 업그레이드 하라며 큰딸이 둘째를 타박하는 소리도, 발끈하는 둘째의 반격도 내겐 음악보다 더 감미로웠다. 자매는 참 유치하게 논다.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막내까지 합세했으니 뒷좌석은 웃음이 흘러넘쳤다.


녀석이 군대 PX에서 달팽이 크림 선물세트를 식구 수대로 사 왔다. 수요일이 둘째 생일인데 생일 케이크까지 사 들고 왔다. 그 모습에 둘째는 또 감동해서 울었다. 삼 남매의 알콩 달콩이 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녀석을 처음 훈련소에 보내던 시간이 떠올랐다. 코로나로 이별식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녀석을 훈련소에 두고 오면서 참 많이 울었다. 애틋하고 눈물겹던 그 시간도 지나고 보니 그리움이다.


삶이 늘 오늘만 같지 않을 것이다. 함께했던 오늘이 내 아이들이 힘들고 지친 날 꺼내볼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행복에 겨운, 날이다. 기도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다. 또 막무가내로 저 아이들의 내일이 안녕할 것이라고 믿어보는 날이다. 대책 없이 긍정적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