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행복해요 9

by 마법모자 김시인

이 세상 모든 어미들의 자식에 대한 걱정은 새끼를 위험에서부터 지키고자 하는,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내재된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일 수도 있는 걱정도 때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도 모른다.


어제저녁 모임이 있어서 밖에 있었는데 아들에게 톡이 왔다. "엄마 훈련소 또 왔다. 사실은 월요일에 왔어" 하고. 군대의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덮어놓고 불안했다. 그곳은 여전히 견고하고 묵직한 곳이다. 훈련소를 왜 다시 갔냐는 물음에 답이 없었다. 행사장을 빠져나와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즈음에서 전화를 했다.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기계음이 나왔다.


"훈련소에 왜 갔는지 엄마 걱정되니까 톡 보면 연락해 줘" 톡을 보냈는데 답이 없고 전화기는 여전히 꺼져 있었다. 혹 부대 내에 무슨 사고가 생겨 재훈련을 받나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만 떠올랐다.


정상적인 경우의 수는 생각나지 않고 불길한 경우의 수만 상상이 되는 걸까?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훈련소를 다시 가는 경우가 있느냐고 물었다. 남편도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왜 연락을 제대로 안 하냐고 도리어 버럭 화를 냈다. 걱정이 된다는 표현을 저리 정반대로 한다. 그렇다고 부대로 전화를 해 볼만큼 간이 크지는 못하고 속만 탔다.


오늘 오후 세 시가 넘어서야 녀석에게서 톡이 왔다. 분대장 집체 교육 왔단다. 전날에 당직 서고 가서 연락도 못하고 훈련소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 연락을 제대로 못했단다.


아~~~~~~~~~

분대장 교육받으러 간 놈을 두고 혼자 별의별 걱정을 다했다. 마음이 놓이기도 했지만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어젯밤 큰딸에게 인스타에 최근 근돌(애칭) 군 근황 올라온 것 있더나 물어가며 호들갑 떤 일이 조금 부끄럽게 생겼다. 지나도 보면 늘 이렇게 부질없는 걱정이다. 내가 조금 유별나다는 것도 안다. 매사에 겁이 많아 새끼 일은 더욱 그런 것 같다.


하던 일 덮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암각화 박물관에 차를 세우고 암각화까지 걸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길이다. 이즈음 더욱 예쁜 길이다.


4월, 어디에 눈길을 주어도 황홀하다. 감사하다. 일상의 평온함은 더욱 큰 감사다.








# 반구대 암각화

이전 08화엄마라서 행복해요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