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그들의 뒤통수만 보고 걸어도 행복합니다
대릉원의 포토존이라 합니다. 목련꽃이 피는 봄날, 더 눈부신 곳이 될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저를 미소 짓게 할 사진입니다
경주는 언제, 누구와 가도 참 좋은 곳입니다. 오늘은 그 어떤 날의 경주 나들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였으니까요. 함께 먹는 밥도 맛있고 함께 마시는 차도 맛있었습니다. 함께 걷는 길도 좋고 함께 웃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알콩달콩, 오손도손, 오누이의 대화를 가까이서, 또 멀찍이 떨어져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는 동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친정엄마는 연로하셨고 멀리 계셨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가까이 계셨지만 아이를 맡길 생각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힘들었지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도, 그럴 형편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참 절실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시절, 잊히지 않는 추억의 한 장면이 가끔 떠오릅니다. 어느 비 오는 오후였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낮잠에 빠졌고 조금 열어둔 창으로 빗소리가 순하게 들리던 시간이었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혼자만의 시간, 뭘 하면 이 시간을 더 알지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노트를 꺼내 들고 뭔가를 끄적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이 간절한 고요와 평화가 깨질까 봐 얼른 전화기를 들었더니 친정 엄마였습니다. 아이들이 한꺼번에 잠들어서 조용해서 너무 좋다 엄마께 그 말을 하는 제 목소리가 들떠 있었습니다. 그때 엄마가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도 새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 그때가 지나고 보면 젤 좋은 시절이다." 그때는 엄마의 그 말을 수긍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내게도 그런 시간이 오기나 할지 그때는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이제 엄마의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 품을 떠나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제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간절히 바라는 해바라기 엄마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오늘 두 청춘들과 경주 황리단길과 대릉원을 걸었습니다. 스티커 사진도 찍고 대릉원에서 포토존인 곳에 줄 서서 기다리다 사진도 찍었습니다. 저로선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오누이의 다정한 모습을 보니 큰딸도 함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어디에 눈길을 주어도 아름다운 도시 경주, 그 도시보다 더 아름다운( 제 눈에는) 청춘들과의 데이트, 그 여운을 껴안고 행복에 겨워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