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행복해요 5

254일 만의 만남

by 마법모자 김시인

내 눈엔 언제나 멋짐

선물은 값지다. 어떤 선물은 더욱 값지다.




아들이 어제 첫 휴가를 나왔다. 지난해 6월 1일 입대를 하고 254일이 지났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휴가도 면회도 쉽지 않았다.


멀지 않은 곳이어서 아빠랑 데리러 갈까 했더니 기차를 타고 오겠다 했다. 몇 시쯤 도착하냐는 물음에 대답이 없었다. 같이 휴가를 나오는 친구랑 놀다 오려나 생각하고 더는 묻지 않았다.


점심 즈음 현관문 숫자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났다. 밥을 먹을 준비를 하다 말고 뛰쳐나갔다. 녀석이었다. 더 듬직하고 멋진, 녀석이 서 있었다. 덥석 안기는 녀석을 안고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녀석의 첫 휴가는 그렇게 내게도 긴 기다림이었고 설렘이었다. 그런데 녀석이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내게 건넸다. "엄마 입학 선물입니다." 했다. 운동화였다.


3월이면 나는 학생이 된다. 그런 엄마를 위해 녀석이 준비한 선물은 감동 그 자체였다. 동대구역에 도착했더니 백화점이 문을 안 열어 30여 분을 기다렸다 했다. 그리고 또 30여 분을 돌며 저 운동화를 골랐다 했다. 쿠션감이 좋은 것이 우선 선택 조건이었고 그린 포인트가 있어 디자인이 밋밋하지 않은 걸로 골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80만 원짜리 만년필을 사 주고 싶었다는 말도 했다.


엄마 선물을 사려고 데리러 오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서프라이즈를 하려고 몇 시에 오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했다.


늦깎이 학생이 되는 엄마에게 선물을 해야겠다 마음먹은 녀석의 마음을 사랑한다. 자신에게도 첫 휴가는 오만가지 계획으로 가득 찼을 텐데 엄마의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린 녀석의 시간을, 또 선물을 사기 위해 30여 분의 시간을 고심한 녀석의 마음을 사랑한다. 뻔한 군인 월급으로 엄미를 챙긴 녀석의 마음을 사랑한다. 그 마음이 아까워서 금방 꺼내 신지 못하고 잘 모셔놓았다. 새 봄, 새 학기 저 신발을 신고 학교에 가리라.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오늘은 그런 녀석과 카페 데이트도 하고 드라이브도 했다. 엄마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녀석이다.


아무리 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말 "사랑해" 그 말을 품고 살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엄마라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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