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책 이야기 25
벌거벗은 세계사, 전쟁편
전쟁은 무서운 단어다. 전쟁을 본 사람, 들은 사람, 겪은 사람 모두에게. 대다수의 사람에게 전쟁은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 또한 수많은 전쟁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듣는 행위만으로도 심장이 덜컥거려 몇 번이나 책을 덮었다.
전쟁을 본 사람, 겪은 사람들의 공포와 고통을 생각한다. 세계는 여전히 전쟁 중이고, 그 전쟁의 공포를 고스란히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숫자로만 처리된 수많은 죽음들의 삶과 남겨진 자들의 고통을 생각한다.
전쟁을 이유와 명분으로 정당화하려 하지만, 그 이유와 명분이라는 것 또한 인간의 과도한 욕망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전쟁이 그렇지만 특히 종교와 민족이 전쟁의 이유가 된 일들은 더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며 단테의 신곡을 생각했다. 전쟁의 주범들, 그들은 어떤 벌을 받게 될까? 설사 그들이 사후 어떤 벌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거나, 가족을 잃었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어떤 위로가 되기나 할까?
세계는 평화를 외치고 공존을 외치고 있고, 전쟁을 막기 위한 여러 노력들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리 앞에서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생명은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다.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간과하는 것 같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지금도 전쟁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냥, 미안하다. 전쟁은 끝나도, 전쟁이 남긴 상처는 삶이 지속하는 한 끝나지 않는다. 신은 인간이 인간에게 이런 고통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신을 등에 업고, 명분을 등에 업고 신의 뜻인 냥, 정의의 실현인 냥 행세할 뿐이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 힘없고 미미한 존재들도 다 아는 진리를 힘을 가진 이들은 왜 모를까? 평화와 공존, 힘을 갖기를 소망하는 자들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다. 민족과 종교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인류애가 필요한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도.
#벌거벗은 세계사 -전쟁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