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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25. 2021

따사롭게 아프던, <여름날 우리>

2021년 72번째 영화

제목: 여름날 우리(my love)

감독: 한톈, 출연: 허광한(저우 샤오치), 장약남(요우 용츠)

줄거리: 처음이었다, 사랑이 싹트는 기분 너에게 풍덩 빠져버렸던 17살의 여름. 너를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21살의 여름. 그리고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만난 너, 이젠 놓치지 않을 거야. “널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


개봉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로코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대만 로맨스는 어느 시점 이후부터 쭉 챙겨보고 있으므로.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해 네 명의 관람객분들이 계셨다. 그 분들도 가장 따사롭고 아팠던 첫사랑의 시절을 떠올리셨길.

사고뭉치 수영 선수인 샤오치는 친구들에게 여느 때처럼 얻어 맞다 아리따운 소녀를 발견한다. 바로 새로운 전학생, 요우 용츠. 첫눈에 반한 샤오치는 용츠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그러나, 용츠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천지고 그중 하나가 수영부 주장 샤크였다. 자꾸만 용츠를 건드리는 샤크는 샤오치에게 눈엣가시였다. 둘은 결국 내기를 하는데, 시합에서 샤오치가 이길 시, 용츠에게서 손을 떼기로 했고 반대의 경우엔 "난 샤크를 사랑해"라는 글귀를 용츠의 등에 붙이기로 했다. 샤오치는 노력했으나 주장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용츠는 당당히 글귀를 붙이고 다니며 내기에서 진 샤오치를 오히려 부둥부둥해준다.(샤크 쌤통~)

그렇게 둘은 잘 지냈지만 용츠는 어느날 갑자기 학교를 떠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정이지만 술을 먹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용츠는 엄마와 함께 자주 이사를 다니던 신세였다. 어이없게 헤어진 둘은 대학교에 진학해 어이없게 만난다. 바로, 대학 책자에 나온 용츠를 샤오치가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길로 열공한 샤오치는 용츠가 다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예상과는 달리 샤오치를 뜨뜨미지근하게 맞이하는 용츠. 알고보니 용츠에게는 축구부 주장 남자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폈고 그걸 목격한 샤오치는 화가 난다. 무작정 축구 시합에 나가 골을 넣은 샤오치는 기쁜 마음보다 화가 날 뿐이다. 용츠의 남자친구를 한 대 친다. 영문을 모르는 용츠는 샤오치를 스쳐 지나간다. 둘의 두번째 이별이다. 

둘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샤오치는 체육관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고 용츠는 광고를 찍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둘. 시간이 지나며 차차 가까워지고, 둘은 연인이 된다. 세상 어떤 힘든 것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던 둘은 샤오치의 부상으로 산산이 부서진다. 부상으로 본업 복귀가 어려워진 샤오치는 답답하다. 용츠에게 자꾸 받기만 하는 것도, 친구들이 돈을 억수로 많이 버는 것도 온통 샤오치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것들뿐이다. 용츠와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무렵, 용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장례식장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용츠와의 만남을 후회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고 그 말을 용츠가 듣는다. 그 말을 들은 용츠는 샤오치와의 이별을 택한다. 샤오치는 이별에 휘청거리다 정신을 차리고 체육 교사가 된다.

시간이 더 흘러, 용츠가 샤오츠에게로 편지 하나를 보내는데 그것은 바로 청첩장. 결혼식에는 죽어도 안 가겠다며 결혼식 전날 바다로 둘러싸인 수상가옥으로 놀러간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놓치면 이제 영영 용츠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너의 결혼식>의 주요 장면들이나 내용들이 다 들어 있어서 <너의 결혼식>을 봤던 기억을 살려 이번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사실, 대부분의 내용을 까먹어 원작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열일곱 살의 내가 생각났다. 나도 그때 정말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나도 샤오치 같이 놓쳐버렸다. 그래도 마음은 밝히고 끝났으니 후회는 없다. 끝났는데도 쓰리고 아픈 것보다는 그 친구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저 좋은 추억이다. 이쁘게 남는다, 첫사랑은. 어찌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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