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4번째 영화
감독: 이장훈, 출연: 박정민(준경), 이성민(태윤), 윤아(라희), 이수경(보경)
줄거리: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 오늘부로 청와대에 딱 54번째 편지를 보낸 ‘준경’(박정민)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마을에 기차역이 생기는 것이다. 기차역은 어림없다는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의 반대에도 누나 ‘보경’(이수경)과 마을에 남는 걸 고집하며 왕복 5시간 통학길을 오가는 ‘준경’. 그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와 함께 설득력 있는 편지쓰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유명세를 얻기 위한 장학퀴즈 테스트,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응시까지! 오로지 기차역을 짓기 위한 ‘준경’만의 노력은 계속되는데...! 포기란 없다 기차가 서는 그날까지!
최애 배우 중 한 명인 박정민 배우가 나온다길래 후딱 예매해서 봤다. 원래 최애는 당일이 국룰인데 수업 개삐삐 관계로 개봉 다음 날 보러갔다. 요 근래 봤던 영화 중 가장 따뜻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였다. 명절에 딱 개봉한 게 신의 한 수 같은 영화다. 소재가 가족이라 가족들이랑 편안히 볼 수 있다.
이과 천재 준경은 자신이 가진 명석한 두뇌에 비해 소박한 꿈이 있다. 바로 마을에 역을 만드는 것. 마을과 다른 곳을 통하는 길은 기찻길 하나인데 역이 없어 열차가 서지 않으니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편지를 몇 통씩이나 써 보지만 꿈을 이루는 멀고도 험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준경은 첫날부터 지각을 하고, 키 번호대로 줄을 서는 준경을 보며 라희는 또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 준경을 천재라고 칭송(?)한다.
입학식에 지각을 하고 자신의 질문에 예상치 못한 답을 내놓는 준경을 라희는 궁금해한다. 그래서 준경을 졸졸 쫓아다니며 준경의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잘못 짚는 바람에 라희의 손이 준경의 가방에까지 침투하고, 준경이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려는 계획을 알게 된다. 더불어 역을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것까지도. 라희는 준경을 돕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한다.
한편 준경과, 기차 운전사인 태윤은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그건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로 인해 서로 마음을 닫아버린 것이다. 준경은 다가가려 노력하지만, 마음은 원래 쉽게 열리는 것이 아니니. 하지만, 준경은 그런 속 이야기들을 누나에게 털어 놓는다. 항상 준경의 편인 보경은 준경을 응원하고, 필요할 때면 위로도 해준다. 그런 누나 덕에 준경은 역을 만드는 것에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 실현하려 애쓴다.
어느 날 밤, 준경이 역에 만들어둔 신호등이 징그럽게 망가져있다. 기차역에서 사고가 난 것. 어릴 적 트라우마가 건드려진 준경은 마을 사람들과 직접 역을 만들기로 한다.
몇 날 며칠을 고생해 역이 만들어진다. 역의 이름은 '양원'. 역이 인정받을 길은 기차가 서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태윤은 역을 지나쳐버린다. 자신과 마을 사람들의 고생이 헛되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준경.
이후에 양원역은 어떻게 될 지, 자타공인 수학 천재 준경의 미래는 어느 쪽으로 펼쳐질 지는 모두 극장에 가시면 알 수 있다.
홍보 문구 중에 기적을 한국판 '어바웃타임'이라고 칭한 것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확실히 결이 다르다. 어바웃타임을 보셨더라도 기적을 보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나는 오히려 루카와 굿윌헌팅이 떠올랐다. 비슷한 맥락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두 영화 다 애정하는 작품이라 떠올라서 기분이 좋았다.
박정민 배우를 보러간 거지만, 이성민 배우에 주목하고 싶다. 작년 1월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연기를 참 잘하셨는데 기적에서 연기가 더 느신 거 같다. 한 장면 한 장면 나올 때마다 대사는 많이 없지만 그래도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무거운 것이 어울리는 배우다. 이수경 배우도 더 자주 봤으면 좋겠다. 맡는 배역에 따라 매력이 달라짐을 느낀다. 이수경 배우의 작품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기적을 보면서 앞으로는 이수경 배우도, 배우의 작품도 많이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