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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21. 2021

친구지, 알고 있었어 <결혼식>

2021년 2번째 재관람

제목: 결혼식(wedding)

감독: 봉효민, 출연: 손호준(지환), 손석구(성훈)

줄거리: 지환과 성훈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성훈의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지환의 뒷모습은 어딘가 공허하다. 결혼식장에 도착한 지환은 반가운 동창들을 뒤로한채 성훈과 무선의 대화를 이어가고, 사진기사와 동창들에게 떠밀리듯 자리한 둘의 앞에 카메라 플래시가 펑하고 터진다. 


올해 초에 한번 봤던 영화인데, 생각이 나 다시 보게 되었다. 다시 봐도 좋다. 

수화로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아름답고 애절하다. 운동장에서의 수화 장면은 성훈이 기특한 느낌이고 결혼식장에서의 수화 장면은 지환의 오래된 마음이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너에게 어떤 사람인지 묻는 지환의 말에 성훈은 '친구지. 알고 있었어.'라고 대답한다. 아니이이이이이 이게 말이 되냐고 나는 친구라는 말과 알고 있었어라는 말이 다르게 들린다. 울먹하는 두 사람의 눈시울에 내 마음이 다 아리다.


옛날부터 생각했던 건데 우리는 살면서 동성이기에 우정으로 넘겼던 사랑이 많고, 이성이기에 사랑으로 착각한 많은 순간을 살아가는 것 같다. 


트위터에서 본 말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났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친 사랑이 설렌 착각이 있었을 것이다.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에 꼭꼭 묵혀두고, '사랑'이라는 이름 위에 마음을 쌓고. 마음의 주인은 마음인가보다. 내가 갖고 있는데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마음은 조심스럽다가도 때가 오면 과감해진다. 때가 늦었어도 말이다. 

좋아하는 사람도 없는데 헛헛해지는 밤이다. 생각나는 날이 오면 결혼식 다시 봐야지.


결혼식 보기https://www.youtube.com/watch?v=q75KXwMZViI&t=94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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