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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l 24. 2023

<킹 오브 클론-황우석 박사의 몰락>

2023년 1번째 다큐

제목: 킹 오브 클론-황우석 박사의 몰락(king of clones)

감독: 아디티아 타이

줄거리획기적인 인간 복제 연구부터 불미스러운 사태에 따른 몰락까지, 한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저번 학기 수업 중 하나에서 '황우석'박사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내가 어렸을 적 그는 각종 신문과 뉴스에서 대서특필 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사라졌지만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잘못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듣지 못했다. 수업에서 들은 것도 있겠다 알기 위해 재생했다. 

과학에 젬병인 나지만 생각할 머리는 있다. 그는 실험 윤리를 어겨가며 실험을 했다. 사진을 조작했고, 실험결과와 다른 결과를 논문에 실었다. 여기에, 출처가 부정확한 난자들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대량채취했다. 이 문제는 여성 인권과, 나아가 인권과도 관련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황우석 박사의 인터뷰 중, 세포도 하나의 '생명'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마 동물 복제에 대한 인터뷰를 할 때 했던 말로 기억하는데, 사람도 동물 중 하나일뿐더러 생명력을 가진 것들은 똑같이 소중하다 말할 수 있다. 경중을 따질 수 없다.

한 가지 놀랐던 것은 세상을 떠난 반려견 칠로를 똑같이 복제한 수의학자의 이야기였. 그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 칠로를 잃고, 그를 다시 보고싶은 마음에 복제를 결심했다. 그래,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키우던 칠로와 복제로 만들어진 칠로가 같을 수 있을까. 이름만 같은 것 아닌가. 나와 칠로만 알고 있던 기억이 복제견에게 남아있을지, '같은' 칠로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잔뜩 쓴 다이어리를 잃어버렸는데 같은 다이어리를 선물 받는다고 해서 그게 이전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가. 내용이 똑같이 쓰여있더라도 그건 내가 쓴 것이 아닐테니 환영보다는 거부감을 보일 것이다. 나라면 그렇다.  

이 다큐의 좋은 점은 과학의 두 쪽 면을 모두 보여주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는 점이다. 비판에 가깝다고는 느꼈으나 엔딩에서는 과학의 발전으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비춘다. 과학도 결국 돈과 명예와 같은 속세의 것이 투입되면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생각해보면 두 가지가 투입되지 않은 장르가 있는가 싶고 순수한 마음으로 한 분야를 판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졌다. (그래서 순수하게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마무리를 하자면,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이뤄진다는 것이 신기했고, 말로만 들은 실험 윤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 뜻 깊었다. 앞으로 과학 관련 다큐를 보며 여러가지 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지금보다 더 만드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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