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과 컵라면

by 뱃살두툼


아침마다 가방 준비물을 챙겨주고, 핫팩을 챙겨 주머니에 넣어주며 하루가 시작되는 요즘이다.

날이 점점 추워지며, 지퍼 잠그라는 내 말을 "알았어, 알았어."라는 대답만 하며 아이는 열려있는 지퍼에 손을 대지는 않는다.


아직도 두꺼운 패딩점퍼가 벌어지면 벌어지는 대로,

가방끈이 꼬이면 꼬인 채로 현관을 나서지만, 갑자기 쿨하게 혼자 학교를 간다고 하더니,

다음 날 아침 당연하다는 듯 혼자 학교로 나섰다.




겨울 방학이 다가오며, 단축 수업을 시작한 날.

하교시간에 전화가 왔다.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놀기로 했는데, 괜찮냐는 확인 전화다.

가방을 집에 던져두고, 혼자 자전거를 끌고 나가고 어울려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고 돌아왔다.

자전거를 무리 지어 타고 다니고, 컵라면을 사 먹는 건 큰 형님들이나 하는 건 줄 알던 나는 신선한 충격에 빠졌었다.

이렇게 아이에서 청소년의 길로 가는 것인가..?


양말을 신겨 달라고 드러누워있는 아이가,

또 갑자기 사춘기를 대표한다는 형아의 행동을 불쑥불쑥 보일 때면 '마냥 아이만 아니구나. 너도 크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바란다.

'어서 크거라, 쑥쑥.

엄마는 큰 걸 아쉬워하는 그런 엄마가 아니 얏. 어서 크거라.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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