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t
몸은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처자식 생각하면 좀 더 오래 살아야 될 것 같아서 헬스장을 등록하고 pt를 받기 시작했다. 근육도 붙는 것 같고, 몸에 피도 더 빨리 도는 것 같고, 아직까지는 좋다.
한 번 받으면 그 날은 진짜 힘들다. 하체를 한 날은 허벅지가 아우성을 지르고 상체를 한 날은 이게 내 팔인가 등은 붙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론 그런 불편한 느낌이 이틀 정도 가곤 하는데, 신기한 건 그렇게 한 다음 날은 가방이 가볍게 느껴진다는 거다. 몸은 힘들어 해도 그만큼 힘이 생겼다는 반증일 거다.
2. 꼬라지
때론 누군가가 그냥 밉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딱히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보기 싫을 때도 있고, 그냥 누군가에게 쏘아 붙이고 싶은 날에 그 사람이 눈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
그럴 땐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점검한다. 내 마음의 체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내가 이 정도로 영향을 받을 만한 일이었나? 내가 이 정도로 바닥에 주저 앉고 싶은 때인가?
3. 열정 페이
정리해 놓은 내 책상은 어지럽혀 지기 마련이고 (요즘은 아들들이 자꾸 뭘 갖다 놔서 어지럽히는 사람이 더 늘어나기는 했다만) 열정은 식기 마련이다. 마음에 의존해서 열정으로 갚아 나가다 보면, 내 마음은 점점 소진되기 마련이고 바닥까지 긁어도 더 이상 낼 게 없으면 무한히 그 공간이 싫어진다.
이렇게 까지 싫을 게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더이상 열정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백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 가지 행동을 하게 된다.
4. 해어짐
해어짐을 준비해야 한다. 내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 일 수도 있지만, 내 열정이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내 열정을 다시 채워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떠나기에 좋은 상태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있는 남은 힘을 짜 내서 다시 한 번 Stranger 가 되볼까 한다. 나그네의 삶은 안주하는 삶보다 좀 더 생기가 있으니.
"열심히 일 한 그대들이여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