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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8 - 만남

오랜만

by Staff J

다음 주에 기말 고사라 학생들에게 공지를 남기고, e-mail로 질문 들어온 거 답변해 주고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에서 그동안 진행했던 것들 확인하고, 추가로 해야 할 것들 수정해서 다시 프로그램을 돌렸다.


그리고 주소 기반 GPS 정보를 읽어들여오는 것을 시작했는데, 추가로 정보를 받으려고 보니 한달동안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카카오에서는 할 수가 없어서 Geo 기반 정보를 이용해서 분석을 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바꾸고 다시 돌렸다.



그리고 나서 석사 졸업 논문을 조금 체크해 주고, 추가로 분석할 것들을 알려준 뒤에 기말 고사 한 번 더 분석하고 저녁을 먹으러 떠났다.


1년 만에 만난 동기와 후배들과 함께 이야기를 했다. 2007년 즈음에 만났으니 횟수로 보면 18년 정도 지났는데,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생겨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좀 더 풍부해 진 것 같은데, 다르게 보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 가더라도 이야기가 단촐해 진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분야를 공부했는데, 그들은 비슷한 분야에서 차근 차근 경력을 쌓아나가며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었고, 나만 혼자 동떨어진 곳에서 이질적인 사람들과 지내고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은 메인 시나리오를 파티원을 구성해서 풀고 있는데, 나 혼자 떨어져서 히든 시나리오를 푸는 느낌이랄까.ㅎㅎ



사실 이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냈다. 혼자서 공부하고 혼자서 밥먹고, 혼자서 모든 것들을 감당해 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 친구들 만나서 같이 밥먹고, 같이 수업듣고, 그러면서 참 재미있게 공부했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다시 옛날 생각이 난다. 그 친구들과 같이 즐거웠던 때도 기억이 났지만, 그 친구들을 만나기 이전에 혼자 있었던 시절도 생각이 났다. 다시 혼자서 감당하게 된 이 시간, 이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이 될까. 언제까지 이렇게 혼자 감당하며 살아야 할까. 아니면 이제 내 옆을 이렇게 비워 놓았으니 또 새로운 사람들로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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