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살아도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는 건축년도가 1987년이다. 이제 38년 즈음 됐나? 그래서 똥차가 와서 똥을 퍼가는 날에는 온 동네에 똥내가 가득해 진다.
구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차 난이도도 어마무시하다. 이중에 삼중에. 이렇게 눈 오는 날이면 이중주차된 차를 밀지 못해서 차를 못 빼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 10시 즈음 되면 주차장에 빈 자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간 대에는 학원 주변이 난리가 난다. 자전거와 킥보드, 그리고 자동차가 한 데 어우러져 다니는 장관이 연출된다.
내가 가는 데 어쩌라고 하면서 차가 있어도 가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같이 나오는 내 자식 태워서 집에 오는 것이 그 날의 마무리 미션처럼 느껴진다.
아들 오늘은 뭐했어?
조수석에서 음악 들으면서 간식 먹다가,
늘 하던 거 했지 뭐.
부자 간의 대화인지, 직장 동료 간의 대화인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아빠는 어떤 차를 몰아도 기사가 된다는 말을 매일 체험하는 중이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미션을 하러 떠난다. 이건 신축을 살아도 치뤄야 하는 전쟁이겠지... 오늘은 자리가 있으려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