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변덕?
쾌활한 용기를 가지고 세상에 자신을 펼쳐보고 싶다가 안으로 오므라들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사라졌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내면이 평온한 것이다.
산다는 것은 좋게 보면 늘 변화하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변덕이 죽 끓듯 한다.
다시금 생생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찾고 싶어 진 순간에는 극장의 영화를 보았고
한동안 마음이 감동에 잠겨있었다. <코르사주>에 나온 여배우의 분위기와 표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작년에 계획한 전시회를 치르면서 "모든 일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정말 삶의 신비한 의미와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감사하며 마음의 눈을 뜨게 된 때도 있지만 일상은 다시 반복되고 마음은
무디어졌다. 문제는 체력에 있다. 에너지를 다 발산하고 나니까 몸에 기운이 빠졌다.
어느새 간절했던 그리움도 희미해져 가는 것인가? 잔잔한 물결이 되어 내 안에 흐르고
있긴 하다. 이런 변화에 자연스럽게 나를 맡기며 시간이 가고 새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