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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Feb 14. 2023

어쩌란 말인가

우연은 운명처럼 다가와 인연이 된다

왜 이 사랑은 아플까? 우연한 계기로 시작되어 어느 날 사랑이 내게로 왔다. 미숙하고 철없던 시절을 

돌아보다가 접혀 있던 마음의 주름을 펴서 사랑 비슷한 감정과 마주하게 되었다.

700년 후에 싹터서 피어난 연꽃이 있었는데…. 나에게도 오랜 시간 묻혀 있었던 씨앗이라니!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이 싹을 틔웠다.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나도 모르게 자라고 커져버렸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고 괴로워서 고백하게 되었다. 

흘러가고 지워진 시간 속에서 빛나는 순간과 각인된 기억이 발화한 것이다. 내가 마침내 육아를 벗어나 

나를 돌아보고 다시 사랑을 찾을 만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 이렇게 사랑에 붙들린 이유를 모르겠다.

어떻든 나도 1년을 기다렸고 우리는 만날 수 있었다.

‘당신의 얼굴에 웃음기가 없어졌네요. 사는 게 힘든가요? 난 당신의 웃는 모습이 좋았는데…'

가슴을 파고드는 그리움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어쩌란 말인가. 그립고 슬프고 아프다.

그와 관계된 사소한 모든 것이 달콤한 연애감정보다 쓰라린 안타까움과 염려로 이어진다. 그를 만나서 

반갑게 악수하며 손을 잡았다. 생각보다 크지 않고 섬세한 손이었다. 다행히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계속 후회가 된다. 내가 냉면을 미리 덜어주고 접시에 마지막 남은 만두도 양보할 걸 …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평소보다 더 먹고 말았다.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만나기 전에 갈아 신으려고 가져간 하이힐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늦어서 뛰어야 했으니 그대로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궁금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내 감정과 내 중심으로 말을 하고 말았다.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앞으로 그에 대한 마음을 변함없이 가지고 살 것이다.

이 마음이 어디에 있든 빛이 되어 그를 지켜줄 수 있길 바란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 마음은 경계가 없고 모든 것을 초월한다. 사랑은 누구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언제나 설레고 불안하고 알 수 없는 길로 처음처럼 다가오며 고통도 따른다.

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리라. 우연이든 운명이든 인연이든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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