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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규원 Apr 04. 2024

이 봄, 바라보는 기쁨

<예술과 나날의 마음> 문광훈의 미학에세이

 어느덧 자연의 다양한 색이 돌아왔다. 저마다의 빛깔로 눈부신 4월, 봄이다! 자연은 모든 근심을 가라앉혀줄 뿐 아니라 마음을 황홀하게 만든다. 자연의 숭고함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세상에는 악도 슬픔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어린 시절부터 자연에 대한 취향을 가지지 못하면 누구나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내 아들도 그렇다는 걸 알고 놀랐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배우지 못하면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성찰하고 일성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술을 통해 관조하는 일이 필요하고 스스로 성찰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화가 코로의 그림은 전체 속에 인간도 풀이나 꽃처럼 평범하고 고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천경자 화가도 어려서부터 꽃이나 자연의 풍경을 보고 ’참 고옵다’고 늘 경탄하던 어머니가 있었다.

'... 우리 집 혈통은 무엇인지 서로 생각해 준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처럼 "묵어라, 묵어라."가 아닌

"보아라, 보아라."가 으뜸이었던 것 같다.'

                                  -<꽃과 색채와 바람> 천경자에세이-

아무리 재능과 교양이 있더라도 자연을 향유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삶이 풍요로울 수 없다. 내면의

교양이나 지식은 단순한 축적이 아니라 겸손하고 너그러운 자의식 속에서 비로소 자라나기 때문이다.

자기를 돌아보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남들에게 보이는 것, 허영심을 위해 돈과 지위를 좇지 않을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으면 나 자신을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어요.”

<테스>의 여주인공이 불행한 일을 겪은 후 목장에서 힘들게 소 젖을 짜는 일을 하면서 한 말이다.

자연에서 느낀 감정과 위로 덕분에 너그럽고 겸손한 자의식과 함께 ‘바라보는 기쁨’을 가질 수 있었다.

고요한 심성과 충만한 내면성을 갖기 위해서는 인간 삶에 근본 토대인 자연과 결부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자각과 주변의 자연을 바라보는 기쁨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런 보상 없이 무심한 위로를 주는 자연으로부터 얻는 기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숲 속 산책길에 봄빛이 완연하고 새들의 노랫소리와 움직임도 활기차서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왔는데

계속 비가 내렸다. 햇살이 비치거나 바람이 일고 자는 순간, 모든 귀하고 소중한 것들도 꽃이 지듯

흩어질 것이지만 자연이 돋우어 주는 생기는 우리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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