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기독교의 신이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신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의 생각과
한계 너머에 있는 존재자를 규정할 수 있을까? 사랑이 크고 중요하다 고 해도 역시 모호한 것이다.
정의와 평화를 도모하지 않으면서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모호성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많다. 왼쪽 길로 아니 오른쪽 길로 가야만 한다고. 그런데 사랑은 왼쪽과
오른쪽 양쪽을 동시에 갖고 있을 때만 생명의 길을 따르고자 된다.
오늘날도 여전히 신을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조롱이고 증오이고 분노가 되었다. 신은 벌써
늙어 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제아무리 뛰어난 영웅이고 성스러운 사람이라고 해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근본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신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내면에 도덕적 가치를 지닐 수 없다. 과연 우리가 올바로
살 수 있을까? 인간이 스스로 노력하여 자아를 성취하고 업적을 남기면 행복할까? 어떻게 해야 공 허 감이나
상실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신은 종교라는 형식 속에 혹은 신앙생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자신 안에서 신을 만나지 못한다면
다 소용없다.
예수도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부르짖었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누구도 나의 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나의 신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은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하나의 신이다. 그 신은 우리의 생명이 나아가는 동안에 우리를 붙들어 준다.
우리의 무능과 허물, 어리석음과 죄악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