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예술가?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릭 루빈 지음

by 명규원

“예술은 어떤 일을 능숙하게 하고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전부를 가져와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

예술이 나에게 이로운 삶의 방식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스스로를 진지한 예술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책 속의 이 말이 나를 아프게 찌른다. 예술가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도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술가의 진짜 작품은 결과물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니체도 삶은 예술이고 우리는 그 예술품이라고 했다.


릭 루빈은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프로듀서 중 하나로 손꼽힌다.

힙합을 발전시켜 메인스트림에 올려놓았고, 예술성과 상업성을 한꺼번에 움켜쥔

재능 넘치는 프로듀서이자 영감 넘치는 구루로서 인정받고 있다.


“예술이 가슴에 와닿는 한 가지 이유는 인간이 서로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품 속에 담긴 공통적인 경험에 끌린다. 그 안의 불완전함까지도 포함해서

자신의 일부를 발견하고 이해받는 기분이 들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이 책은 대중가요나 소설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아유를 잘 설명해 준다.

우리 아이들이 보는 인기 웹툰도 마찬가지로 쓱쓱 넘기면서 공감하고 미소 짓게 만든다.

릭 루빈은 작가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창조할 뿐 뭔가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것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관점과 경험을 통해 진정성을 드러내면

세상과 공유하는 보편성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숨겨진 모습을 비추는 거울을 만들게 된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예술이 답답하고 힘든 현실을 넓혀서 다른 창문을 통해 삶을 엿볼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면 참 좋은 일이 아닌가!

자신이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으면 내면의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 음악을 듣거나 문학작품을 읽으며 당장 달라지거나 문제해결이 되지 않더라도

내적으로 힘을 얻는다. 장애물을 넘어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예술적인 재능이란 타고나는 것보다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 크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남들과 바교하여 자신의 한계를 긋는 것은

어리석다. 예술가라면 모든 것을 새롭게 음미하고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면서 세상에 대한 순수함과

경이로움, 개방성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 그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여서

자기표현과 혁신을 해나가는 데 있다. 우주로부터 창조적인 영감이 다가오기를 바라며 적극적인

자기 인식과 무한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작품의 매력은 어디까지나 영혼을 통한

인간성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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