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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빔히 Aug 10. 2024

대학교 재입학

저의 발표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해요

작년에 나는 대학교를 자퇴했다. 한 달도 나가지 못했다. 이유는 의미가 없다고 느껴서였다. 초등학교 때 꿈을 놓지 못해 디자인학과에 진학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너무 고통스러웠다. 포토샵을 배웠던 적이 있었음에도 키보드를 움직이는 그 순간을 보여지기가 힘들었다. 더욱 배워본 적도 없는 캐드수업을 할 때 공포감을 느껴 더는 버틸 수 없을 거라 느꼈고 자퇴를 결정하고 입원치료도 병행했다.

나는 올해 대학 재입학을 결정했다. 사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 생각해서 절대 안 가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지원을 하게 됐고 합격을 했을 때 부모님께 그냥 다니겠다고 통보했다. 나는 그 사실을 후회했지만 지금은 경험이라 생각 중이다.

입학하기 전 걱정이 정말 많았다. 또 포기해버릴까 봐. 하지만 디자인이 아닌 다른 과였기에 어느 정도 버텨볼 만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았지만 초반엔 잘 어울렸고 무엇보다 공포감이 없었다. 첫 학기고 전문대다 보니 과제도 많이 없었기에 이것만으로 나는 큰 안도감이었다.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발표 과제가 찾아왔다.

처음엔 안 할 생각이었다. 내가 발표라니, 초등학교 이후로 해본 적도 없는 걸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할 수가 있겠나 .. 하지만 그때 무슨 용기였을까 나는 ppt만 만들어보잔 생각에 천천히 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다 만들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발표까지 마무리했다.

발표를 잘했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 않다. 목소리를 엄청 떨어 친했던 친구가 장난으로 놀리며 망했구나 느꼈지만 교수님의 "잘했어요"가 잊혀지지 않았다. 2주를 넘게 고민하고 두려워하던 나였기에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 그때의 용기에 나를 다시 한번 칭찬해주고 싶다.

아픔이 컸던 나에게 유일하게 A+ 성적을 준 과목이었다.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음에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학교가 너무 벅차지면서 방황도 많이 하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너무 빨리 찾아온 거 같기도 하다. 아직 많이 남은 학교생활이 걱정되지만 뿌듯한 순간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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