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는 동안의 공포감이란
말을 못 하는 자
요즘 말을 못 한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나의 의견이나 주장을 말하는 것이 어려웠다. 혹시나 정말 어휘력에 문제가 있거나 지능이 문제가 있어서일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자존감이 낮아서 일 가능성이 크지만 나는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서러웠다. 점점 말을 하는 것에 인식을 하니 전보다 더 말을 못 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시절도 있었으니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 참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걸 안다. 무작정 뱉던 말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 상처는 점점 아물었기에 차라리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나의 병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사회생활 하기엔 쪽팔린 사람으로 비춰질 것이다. 어디를 오갈 때 인사조차 큰소리로 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다. 예의 없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 목소리를 떠는 나를 보고도 그런 상처를 주고 싶은지 묻고 싶다.
물론 내 잘못이다. 평범하지 못한 탓, 어쩌면 쉬운 일조차 못하는 것이니 누구를 탓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속상하다. 나도 대답 잘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떨리진 않을까, 덜 떨어진 애로 보이진 않을까, 나의 말이 비웃음거리가 될까 걱정스럽다. 나는 왜 불안이 높아서 하고 싶은 말 하나 못하는지 너무도 원망스럽다.
말하는 것을 점점 두려워하니 나의 취미생활이 된 글쓰기도 이젠 피하고 싶어 진다.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는 나는 글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 이유는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었지만 불편해진다면 더 이상 쓸 이유가 없으니까. 괴롭고 슬프다.
그럼에도 나는 노력해야만 살아갈 것이다. 취미생활도 사라지고 자존감도 낮아진다면 은둔생활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니까.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내 글이 처참하게 부족한 글이라도 자신감을 키워나가 말하는 것도 두렵지 않게 되는 그런 삶을 찾아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