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빔히 Aug 17. 2024

그만 물어봐주세요

손떨림의 원인

처음엔 약 때문인 줄 알았다. 약 부작용 중에 손떨림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그 후로 손떨리지 않게 약을 처방해 주셨고 이젠 아침 점심 자기 전으로 약을 복용 중이다. 하지만 달라지진 않았고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유독 내가 다른 사람 앞에 있을 때 심하게 떨고 있다는 것을. 원래도 손떨림이 있던 내가 왜 갑자기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로 변해버린 걸까. 약을 꾸준히 먹어도 똑같고, 약을 안 먹어보려 해 봤는데도 나의 증상이 악화되어 먹다 안 먹다를 반복하기도 했는데 그럼 더 떨릴 수 있다는 말에 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 왔다.


내가 손떨림을 인지한 것은 ECT(전기경련치료)를 받고 한 달 지난 후부터였다. 이것이 원인이라 해도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 이후로부터 종종 남들에게 "손 왜 이렇게 떨어?" "수전증 있어?"라고 들어왔다. 심해진 것은 5월, 병원을 옮긴 후였고 그때부턴 남들 앞에서 밥 먹기가 힘들 정도로 손이 떨려왔다. 가족 앞에선 그래도 편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아니었어서 나는 큰 충격이었고 현재도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심하게 손을 떨고 있다.


7월 중 일주일 내내 손을 떨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나도 이젠 인지하고 있는데 계속 그 소리를 들으니 스트레스가 된 것 같기도 하다. 하다못해 계속 언급하는 친구에게 신경 쓰이게 하면 더 떨린다는 말로 나를 안정시키기도 했다. 사회불안이라는 큰 장애물로 계속해서 불편함을 주는 건지 세상을 탓하기도 한다. 그동안 내가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희망을 꺾어버리는 건지 이러면 안 되지만 손떨림 하나로 죽음까지 생각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크다는 이야기다.


예전엔 남들 앞에서 밥을 못 먹었다면 이젠 손이 떨려서 정말 못 먹는 상황이 올까 두렵다. 성인이 돼서 아이 턱받이를 쓸 수도 없는 거고 이런 고민과 생각을 하는 내가 초라해진다. 언제 또 손이 떨릴지 모를 나는 두려움 속에 산다. 사회불안장애를 겪으며 이렇게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도 몰랐고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고 고통스럽구나를 느낀다. 확실한 원인도, 방법도 알 수 없는 난 앞으로가 무섭다.




이젠 주변 사람들이 나를 손 심하게 떠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회불안의 증상은 정말 다양한데 어쩌면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들 기도 하다. 그렇지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기에 답답한 것이다.


내 자신에게 너무 큰 약점이 되어버린 나는 한의원에 다니기로 다짐했고 그곳에선 불안이 높아서라는 이유였다. 앞으로는 너무 남을 인식하지 않으려 노력해 나갈 것이다. 누구나 부족한 점은 있는 게 당연한 거니까.



이전 09화 대학교 재입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