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갈래
나는 현재 키가 155이다. 어릴 때부터 작은 키와 마른 체형으로 살아왔다. 그렇다고 못 먹는 편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해주는 간장 떡볶이를 참 좋아했고 초등학교 급식이 맛있는 편이었기에 먹는 속도가 느려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끝까지 다 먹고 가는 그런 아이였다. 분명 나 줄넘기부여서 공부도 안 하고 열심히 뛰었는데 왜 키가 안 컸을까 ㅎㅎ
그랬던 내가 중학교 1학년때 누구 앞에서 밥 먹는 것이 극도로 불안해지고 사람 많은 곳을 완전히 피하게 되면서 급식실이란 곳은 나에게 공포의 공간이 됐다. 분명 초등학교 때만 해도 친구들과 수다 떨고 장난치며 서로 나눠먹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이 참 좋았는데 한때 행복했던 일이 이렇게 두려워질 수 있구나를 느껴 매우 괴로웠다.
급식을 못 먹는 일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가족들과 밥 먹는 게 힘들었기에 방에서만 밥을 먹어 제대로 된 식사가 어려웠다. 점점 노력은 했었지만 하루에 한 끼로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그렇게 나는 중학교 때 150 키에 40키로도 안 되는 몸무게로 살아갔었다.
하지만 고등학생 나이가 됐을 때 코로나가 터져서 학교 등교를 하지 않아 집에만 있기도 했고 약 부작용으로 48키로라는 몸무게를 봤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심각한 정도도 아닌 것 같은데 뭐가 그렇게 무서웠을까, 사실 그때의 몸무게라도 돌아가고 싶은 나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살이 찌면 시선이 달라진다는 걸 느낀 현재는 그 시절을 토닥여주고 싶다.
그 시절의 나는 50키로가 될까 봐 먹토를 하고 잘 먹지 않았다. 그러다 입원도 몇 번 하다 보니 병원에서 억지로 먹이기도 하고 먹토를 막기 위해 화장실도 못 가게 애를 쓰셨지만 결국 나는 쓰러지기까지 했다. 몸무게를 재보니 37까지 빠졌었는데도 난 만족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스트레스받고 먹다 보니 몸무게는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렇게 2024년도까지 40키로 초반에서 후반까지 엄청 왔다 갔다 했는데 2024년도 9월부터 클로자핀이라는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식욕은 미친 듯이 폭발했고 조절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작년 초반의 난 50키로를 찍었고 난 점점 살이 찌며 그렇게 비만이 되었다.
비만이 되면서 난 거의 쇼핑을 하지 않았다. 매번 편한 옷만 똑같은 거 사서 입었다. 살이 찐 후 사진 찍는 것도 피해 사진도 별로 없다. 사람들이 왜 이리 살이 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무조건 살 얘기를 꺼냈다. 시선이 너무 신경 쓰였다. 이렇게 시선 신경 쓰이는 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살 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약을 아직도 먹고 있는 나에게 너무 버거운 일이다. 안 그래도 내가 많이 미웠는데 내가 더 미워져서 화가 난다.
나를 사랑하는 건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요. 다시 마른 몸을 가진다 해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시선은 달라진다 해도 스트레스는 여전히 받겠지. 이 상태로 유지해도, 살이 더 쪄도, 아니면 더 빠져도 사람들이 나에게 퍼붓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그저 무슨 말을 들어도 흘려듣지 않을 수 있다면 편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