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휴학을 결정하다

나약한 애 입니다

by 빔히

또 한 번 휴학을 결정했다. 중도휴학을 두 번 한 사람이 됐다. 욕심만 많고 끈기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자퇴를 하려 했다. 더 이상 무너지는 나를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휴학을 권유했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바로 휴학처리를 했다.

학교가 자신이 없어졌다. 원래도 자신은 없었지만 1학기 다닐 때는 적어도 학교를 나가려고 노력했고 앉아있는 게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사람이 점점 많아질수록 불안을 느껴 단 한 번도 수업을 끝까지 들은 적이 없었다. 너무 절망스러웠고 내가 이것도 못한다는 사실에 내 자신에게 너무 실망해서 자퇴까지 고민했던 것이었다.

자퇴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어서 부모님께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어릴 적부터 사람 많은 곳을 힘들어했던 나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힘들어하는 모습에 내 자신이 미워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왜 힘드냐고, 몇 명부터 힘든지부터 여기도 힘드냐 이래도 힘드냐 등등 이런 질문을 하는데 나도 모른다. 그만 물어보면 좋겠다. 내가 힘든데 그 와중에 인원수를 세거나 이곳저곳 다 가보며 힘든 곳을 알아낼 순 없으니까, 이런 질문은 나를 더 괴롭게 하는 거뿐이다.

학교를 좀 더 버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혹시나 계속 나를 해칠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웠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다가 또 입원하는 건 나에게 맞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 들었다. 벌써 폐쇄병동 23번이나 입원 경험이 있는 나는 사실 일상에서 욕심낸다는 거 자체가 이기적이라 생각 든다.

휴학하기 전 학교 생각만 하면서 지냈다. 그만둔다고 사실 자해를 완전히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하면 무기력해지고 오히려 남들과 비교를 하게 될 텐데 내 탓을 하며 일상을 보내는 게 걱정됐다. 그저 아프지 않았다면 이런 고민을 안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해봤자 쓸데없는 거 알지만 그저 세상이라도 탓하고 싶은 심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진짜 별거 아닐 텐데 왜 이리 괴로운 걸까.

정말 나는 휴학 후 무기력한 게 컸고 친구들이랑 만나는 횟수도 줄고 연락도 잘 안 보면서 씻지도 않고 방은 더러워지고, 폐인처럼 망가지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했다. 달라져야 된다는 건 알았지만 힘이 나지 않았고 그렇게 잠자는 시간도 늘어나며 죽음과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나는 무언갈 해도 평생 포기만 하다 살아가지 않을까? 너무 두려웠다. 시도하는 거 조차 겁이 나고 용기도 없고 힘도 없고 그냥 절망적이다. 휴학기간을 이렇게 또 무의미하게 보낼 수는 없는데 지금 할 수 있는 건 내 탓하는 거밖에 없는 거 같다. 강해지고 싶다. 지금의 나는 그저 학교 앉아있는 거 조차 못하는 나약한 애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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