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한 스푼 담아보내는 편지
'생각의 음조'를 읽었어
잘 지내고 있지? 훈련중에도 좋은 소식으로 엄마를 안심시켜주어서 너무 고마워
이렇게 사회적으로 혼란한 요즘, 군대에 있는 네가 염려가 많이 되었는데 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한시름 놓을 수 있었어.
예전에는 훈련 기간 5주 동안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우편 외에는 없었다고 하던데 그때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렇게 일주일에 두 시간이라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여겨진다.
너도 한병철 교수님의 '투명사회' 읽었지? 최근에 그분의 신작인 '생각의 음조' 를 읽었어. 그 분의 사유에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라이프치히에서 강연했는데 그때의 제목이 '생각의 음조'라고 하더구나
그 분이 글을 쓰고 생각을 하는 방에는 초록색 카펫과 그랜드피아노, 그리고 꽃들이 있다고 해. 너무 아름답고 낭만적이지 않니?
엄마도 최근에 나만의 방을 갖는다면 어떤식으로 인테리어를 하면 좋을 지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거든?
우리 집 가운뎃 방을 꾸민다면?
창은 격자무늬 한지창으로 덧대고, 그 창 밖을 내다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거야.
그리고 창의 한쪽 벽면은 통나무로 만든 전통 책꽂이 위에 호야, 아이비 같은 늘어지는 식물들을 놓고
그 맞은 편 벽면에는 전통콘솔위에 턴테이블을 놓는 거야.
깨끗한 음질은 아니지만 지지직하는 소리를 내며 흘러나오는 LP판의 연주나 노래들을 들으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봈어.
네 생각에도 좋을 거 같지 않니? ㅋㅋㅋㅋ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저자는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을 한대. 저자가 소개한 곡은 '골드베르크 변주곡', 슈만의 '시인의 사랑, 안단테 에스프레시보', 슈만의 '유모레스크', 슈만의 '어린이 정경'등이 있어.
너는 이 중에서 좋아하는 곡이 있니? 네가 평소에 어떤 음악을 듣는 지, 엄마는 잘 알고 있지. 지니 뮤직 보관함에 있으니까. ㅋㅋㅋ
너와 네 동생의 플레이리스트를 엄마도 자주 들었어. 너희 둘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달라. 너는 마음의 안식, 평안, 고요를 안겨주는 곡들을 선호하는데 네 동생은 낭만, 향수, 로맨스를 떠올리게 되는
곡들을 좋아하는 거 같아. 물론 그렇지 않은 곡도 있지만 말야.
암튼 너희들의 취향이 엄마가 따라가기에 버겁거나 힘들지 않아서 너무 좋아. 비슷하거든 ㅋㅋ
이번 주에 네 동생은 기말고사로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 같다. 중간고사 시기 때보다 공부를 많이 못했다고, 그럴 시간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 걱정을 했거든.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훈련소에 있는 너나, 학교에 있는 네 동생이나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태도를 보여줘서 엄마 아빠는 늘 고맙고 대견하게 여기고 있어.
그런 너희들이 하나님 은혜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기도할게~~
2024년 12월 10일 화요일
두 아들의 음악적 취향에 빠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