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이 내게 준 소소한 선물들
새벽 기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많이 띈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이 많이 쓰였지만 요즘에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이 대세인 것 같다. 미라클이라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마치 기적이라도 일어나는 양 엄청나게 좋다고들 한다. 물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은 점이 많다는 이야기들은 예전부터 많이 있어 왔다. 하지만, 나는 작년까지 한 번도 실천해 본 적이 없었다.
미라클 모닝?
솔직히 난 이 말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아침만 기적인가. 내게 주어지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기적인 걸.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새벽 기상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아니, 아침에 도시락을 싸야 하는 나로서는 굳이 새벽에 일어나야지 다짐하지 않아도 아침 6시 즈음에는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굳이 더 일찍? 하는 마음뿐이었다. 때때로 6시에 일어나는 것도 버거운 일이었으므로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달라졌다. 새해 들어서 부터 새벽 3시 반에서 4시에 일어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이른 새벽이다. 새벽 기상을 하게 된 이유 그리고 일찍 일어나서 좋은 점에 대해 적어 보고자 한다.
새벽 기상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일찍 자기 때문이다. 저녁 8~9시경 잠자리에 들 때 엄마를 자주 찾는 아들 덕에 나도 그 시간에 같이 침대에 눕게 되고, 덩달아 잠을 일찍 청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최근 들어서는 거의 9시나 늦어도 10시 전에 잠자리에 든다. 따라서 아침에 4시에 일어나더라도 수면시간이 크게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
한국에서 있을 땐 장장 20년 가까이 그야말로 야행성이었다. 새벽까지 할 일을 하다가 잠이 들었고, 아침에는 늘 시간에 쫓겨 8시쯤 집을 박차고 나와 출근길에 나섰다. 밤에 더 집중이 잘 되는 거 같았고, 늦게 잠을 자다 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엄두도 못 냈다. 알람 시계가 2~3번 울려야 겨우 잠에서 깼다.
이전에는 새벽의 여유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기에 그동안은 밤이 더 무언가를 하기 좋은 시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 새벽 기상을 몇 달째 하고 있다 보니 밤보다는 새벽 시간이 더 좋은 이유에 대해서 점점 알게 된다. 내가 느낀 새벽 기상이 주는 좋은 점에 대해 정리해 보면...
첫째, 화장실 가기가 좋다. 여기서 말하는 화장실은 넘버 2. 아침에 일어나면 참 목이 마르다. 미지근한 물 한잔을 마시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장운동도 활발해지는 듯 화장실 가기도 훨씬 수월하다. 화장실 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새벽 기상을 해 보는 걸 적극 추천한다.
둘째, 먹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다. 밤에 늦게 일을 하면 배가 고파도 뭘 먹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근데 왜 이렇게 배는 고프고 야식은 맛도 좋은지. 먹은 후 2시간은 있다 자야 하지만 그러기는 참 힘들다. 그전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고 잠자리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침에는 배가 고프면 이것저것 다 먹는다. 다시 눕지 않을 것이기에 몸도 마음도 부담이 적다.
셋째, 일어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다. 이미 나는 일어났으니까! 밤늦게까지 무언가를 할 때면 아침에 정해진 시각에 일어날 수 있을까? 지각하면 어떡하지? 늘 조금씩은 불안했었다. 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야 할 일들을 하면 다시 잠을 청하지 않을 것이기에 일어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뒤따르지 않는다.
모든 것에는 총량의 법칙이 따른다. 인생은 늘 그렇다고 믿는다. 잠도 반드시 정해진 시간을 자야 건강에 좋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일찍 일어나는 방법은 일찍 자면 된다. 그리고 밤에 할 일을 새벽에 하면 된다. 나의 수면시간을 고려해서 일찍 잠이 들면 내 몸도 일찍 일어날 준비를 할 것이다.
단지 새벽에 기상한다고 인생이 확 달라지거나 엄청난 변화가 생기는 일들이 내게 일어날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할 일을 밤이 아닌 새벽에 한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들을 밤에 할 때보다 새벽에 할 때 내게 주는 소소한 선물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주는 행복감은 의외로 괜찮았다.
일찍 자는 것이 허락되는 대로 앞으로도 계속 새벽 4시 기상을 실천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