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L.M. Montgomery-
주제 활동의 topic을 정할 때 10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꼭 하나씩 들어가야 할 주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핼러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였다. 10월의 마지막 날은 핼러윈, 11월 넷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땡스기빙 데이),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 연달아 명절이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은 10월부터 연말 분위기에 젖어들기 시작한다. 10월의 마지막 주, 글로벌 프로젝트의 두 번째 주제는 핼러윈이었다. 미국의 전통 명절로 자리 잡은 핼러윈 데이는 한국에서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날이기에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 선생님의 핼러윈
핼러윈을 맞이하여 두 김 선생님은 패들렛에 학생들보다 먼저 포스팅을 해서 동기부여를 시켜주고자 했다. 한국의 김 선생님은 집 근처 카페 창문에서 본 핼러윈 장식을 올려주었다. 나는 핼러윈의 유래를 알려주는 링크와 요즘 새로 생겨난 행사인 '트렁크 오어 트릭'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했다. 핼러윈을 즐기면서도 막상 이런 날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 싶었다. 또한, 팬데믹 이후 '트릭 오어 트릿'이 아닌 '트렁크 오어 트릿'이라는 행사가 미국 지역에 많이 생겨난 것을 알려주고 싶어 이에 대한 내용도 소개했다.
한국 친구들의 핼러윈
사실 핼러윈은 한국의 명절이 아니므로 왜 한국에서 핼러윈을 축하하고 즐겨야 하는지 반문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교류 프로그램은 한국-미국이 함께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니던가! 국경 없이 문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에선 핼러윈이 이미 많은 인기를 끌고 있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마음껏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문화를 미국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핼로윈 분위기로 들썩거리는 미국의 문화를 한국 친구들과도 함께 하고 싶었다.
한국의 김 선생님께서는 글로벌 프로젝트 핼러윈 주간에 '해피 핼러윈'이라는 포토존을 고등학교 한편에 마련하셨다. 누구든 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즐기며 핼러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많은 한국 참가 학생들은 포토존을 배경으로 무섭거나 익살스러운 사진을 찍어 패들렛에 공유해 주었다. 영양 선생님께서도 글로벌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싶으셨는지 10월 29일 급식 때 핼러윈을 기념하는 호박 모양 파이를 메뉴로 내어 주셨다고 한다. 이 급식 사진에는 '좋아요'가 10개 이상 달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친구들의 핼러윈
핼러윈은 미국의 명절이기에 미국에서 핼러윈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학교 곳곳마다, 집집마다 출입문이나 대문에 장식을 해 놓는 경우도 많았고 대학교 캠퍼스에서 호박 조각하기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귀신의 집을 찾은 한 참가 학생은 너무나 무서웠다면서 본인의 경험담을 재미있게 포스팅해 주기도 했다.
우리 학생들 중에는 의외로 핼러윈을 전혀 즐기지 못한 친구들도 몇 명 있었다. 모든 미국 학생들이 핼로윈을 실컷 즐기며 이번 주를 보낼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이와는 달리 파트타임 일을 하느라 밀린 과제를 하느라 외출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평범하게 이번 주를 보냈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런 친구들은 본인의 핼러윈 경험을 포스팅할 순 없었지만 키우고 있는 강아지 사진이나 마트의 호박 사진, 재미있는 글 등을 공유해 주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덧 우리들이 온라인으로 교류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갔다. 우리가 선택한 온라인 플랫폼, 패들렛은 사용이 무척 쉽고 한눈에 모든 글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생들 모두 금방 활용법을 익혔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처럼 부담 없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포스팅하고 이후에는 댓글과 좋아요 누르기가 이어졌다. 우리들은 비동시적 교류만의 재미를 점점 더 느끼게 되었고 패들렛 게시판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계속 움직이고 발전해갔다.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고 하루 일상은 늘 바쁘지만 우리들이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있어서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요즘, 매일 소통하고 공감하며 하루, 한 주, 한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