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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Apr 11. 2022

음식은 빠질 수 없는 글로벌 주제

너의 음식 이야기가 궁금해.

Food is our common ground, a universal experience. -James Beard-


어느덧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4주,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고 11월이 밝았다. 11월 마지막 목요일에는 우리나라의 추석처럼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로 손꼽히는 추수감사절(땡스기빙)이 있다. 따라서 마지막 주간에는 추수감사절을 주제로 잡았고 그 전 3주간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인 음식, 여행, 꿈을 주제로 교류 활동을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음식은 빠질 수 없는 글로벌 주제가 아니겠는가. 한국 학생, 미국 학생뿐 아니라 일본, 인도, 베트남, 멕시코, 미얀마 등 다양한 나라에서 미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우리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다양한 음식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와 김 선생님은 11월 첫 주의 주제를 'Food'로 정하고 학생들에게 아래와 같이 안내해 주었다.


Share your 'food' story : Your everyday food / hometown food / home-cooked food / comfort food / favorite snacks, etc. Anything is fine!


한국 음식들


예상대로 역시 패들렛 온라인 게시판에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올라왔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소개해 주고 싶은 한국음식이나 최근 먹었던 한국음식 등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 주었다. 미국 학생들 중에서도 몇 명은 미국에서 먹었던 한국 라면, 순두부찌개 등 자기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에 대해 올려주어 한국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였다.


우리들의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 음식들의 종류는 참 다양했다. 불고기, 삼겹살, 비빔밥, 김밥, 떡볶이, 부침개 등등 많은 음식들. 모두 맛있어 보였고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무엇보다도 한 학생이 올려 준 한국 고등학교의 급식 사진은 미국에 있는 모든 미국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진 밑에 달린 첫 댓글 'I wish I could eat it with you.'는 마치 내 마음처럼 느껴졌다.

This is My school lunch: Brown rice, Soft tofu jjamppong, Sweet potato mousse, Garlic bread, Kimchi and Chives(free menu), and Kkanpung dumpling. In particular, dumplings and garlic bread were delicious.


미국 그리고 세계 음식들


한국음식이 온라인 게시판의 절반을 채웠다면 미국과 여러 나라의 음식들이 나머지 절반을 채워주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 학생들 덕분에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고국 음식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한국음식, 미국 음식,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음식들에 대한 내용으로 우리 게시판은 그 어느 때보다 알록달록 빛이 났고 맛있고 멋있는 사진들로 채워졌다. 나는 미국에 있는 한국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에게 미국 각 주의 다양한 음식을 소개해 주고자 50 States of Must-Try라는 사이트를 공유해 주었다.


미국에서 학생들이 올려 준 미국 음식으로는 햄버거, 피자, 스테이크 등이 있었는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글 의외로 쿠키였다. 쿠키 반죽을 오븐 팬에 넣어 구운 스킬렛 쿠키는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는 경우가 많다며 올려 준 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엄청난 크기의 쿠키와 아이스크림이 단맛을 뽐내고 있어서였을까 많은 학생들이 좋아요와 댓글로 관심을 보여주었다.


What a big size! It's like a giant cookie. I haven't tried it yet but I want to eat it!

I have not seen that food! Icecream and cookie are so good collaboration. I want to eat that.

I'll try that as soon as I recover from my cough. Thank you for sharing something new to experiment with!



11월 번개 모임


우리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미국에서는 첫 달인 10월에 두 번의 오프라인 만남(웜업 모임, 킥 오프 모임)을 통해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 쪽에서 참가하는 학생들은 학교의 공식적 프로그램 참여가 아닌 선생님과 친구들에 의한 자발적인 참여였으므로 꾸준히 프로젝트에 참여를 할 수 있도록 계속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11월에도 직접 만남의 시간을 갖기로 했고 우리가 정한 모임의 이름은 번개 모임(An impromptu gathering)이었다.


음식이라는 주제에 알맞게 나는 학생들이 한국의 몇 가지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고 그냥 나눠주는 것보다는 작은 게임을 통해 나누어 주기로 했다. 쉽고 재미있는 거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다리 게임이 떠올랐다. 간단한 게임이었지만 학생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듯 재미있게 게임을 즐겼다. 원하는 선물이 뽑힌 학생들은 환호를 했고 아깝게 비껴간 친구들은 다소 아쉬워했지만 미소와 함께 내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바쁜 학생들의 스케줄 사이에 짬을 낸 것이기에 30분 정도만 함께 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더 귀하게 느껴졌다.




번개 모임 때 내가 준비한 것으로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그건 바로 한 학생에게 줄 호박, 양파, 부침 가루 등 부침개 재료였다. 모임을 하기 며칠 전, 나는 집에서 부침개를 만들다가 한국 학생인 D 군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다. 기숙사에서 살면서 가끔 공동 주방에서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친구들 몇 명과 같이 한국음식을 해 먹는다고 했던 D 군. 나는 부침개 재료를 나눠주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친구들과 함께 부침개를 만들어 먹고 싶다고 한 한국 학생에게 이 날 재료를 담은 봉지도 건넸다.


사람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주제인 음식, 우리 글로벌 프로젝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의 정 중에서 음식으로 함께 하는 정은 빠질 수 없기에 온라인 교류와 더불어 작은 선물과 부침개 재료로 넉넉한 마음도 함께 나누며 이번 주를 보냈다. 맛있고 멋있는 음식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우리들은 한 뼘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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