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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Jul 23. 2022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 잊지 못할 추억

This is not a GOOD- BYE but a 'SEE YOU AGAIN'.


한국과 미국은 서로 지구 반대편이고 미국의 크기는 한국의 99배에 이른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한-미 직접 교류를 하는 것은 비용적으로, 시간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한국 학교에서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하는 인근 국가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까운 나라들을 중심으로 하는 직접 교류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교류로 이어졌고, 브런치 덕분에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우리 둘, 한국의 김 선생님과 미국에 있는 내가 이어질 수 있었다. 8월 말 이메일을 주신 이후 한국과 미국 간 교류 활동을 한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9월 한 달 동안 두 명의 김 선생님은 줌 미팅, 카톡, 이메일을 적극 활용하며 글로벌 프로젝트의 계획을 수립했고,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약 50명의 학생들이 우리 프로그램과 함께 했다.



2021년 12월, 한국에서의 수료식


이제 글로벌 프로젝트의 내용을 모두 완료했고 수료식만을 남겨 두었다. 수료식에서 꼭 필요한 것 하나가 있었다. 바로 수료증! 수료증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김 선생님께 한 가지 양식을 보내드리기로 했다. 몇 년 전 한글학교 행사 때 내가 만들어서 활용했던 수료증 파일을 조금만 손 보면 될 것 같았다. 뭐든지 샘플이 있으면 수정 보완하기는 훨씬 수월한 법. 만들어 놓았던 틀에 내용과 날짜, 학교명을 고치니 멋진 글로벌 프로젝트 수료증이 완성됐다.


한국은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 있는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를 했기에 겨울방학 시작 전인 12월 말에 학교 차원에서 수료식이 거행되었다. 한국의 김 선생님께서는 수료증을 멋진 상장 파일에 넣어서 준비를 하셨고 참가 학생 및 교장, 교감 선생님이 함께 하는 멋진 수료식을 치른 후 내게 사진을 전송해 주셨다. 멀리 미국에 있기에 함께 할 순 없었지만 학생들의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 행복한 표정이 느껴져서 내 마음도 뿌듯해졌다.



2022년 1월, 미국에서의 수료식


미국에서의 수료식은 1월 9일에 하기로 계획을 했었다. 미국의 학교는 12월 말까지 연말 방학이고 1월 초에 개학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큰 문제가 닥쳤다. 가뜩이나 심각했던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더욱 안 좋아져서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에 감염 또는 감염자 접촉으로 격리 중이라는 연락을 해 온 것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와 남편, 똘똘이까지 우리 가족도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 할 수 없이 수료식을 1월 중순 이후로 미루고 다시 날짜를 잡기로 했다.


다행히 1월 중순경 우리 학생들과 가족 모두 코로나를 이겨냈고, 다시 잡은 수료식 날짜는 1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달력을 보니 수료식 3일 후인 2월 1일은 우리의 설날 아니던가. 그래! 날짜를 미루게 된 것이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수료식만 개최할 것이 아니라 설날을 축하하며 윷놀이도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도 모두 좋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들은 수료식 날에 소감 발표, 수료증 증정, 한국에서 온 편지를 배달하는 순서 이외에도 다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도 외치고 윷놀이도 즐기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역전의 역전, 잡은 말을 또 잡고 잡으면서 흥미진진하게 윷놀이 한판을 하고 나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윷놀이가 끝나면서 수료식도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간이 아쉬운 듯 뒷정리를 하고도 문 앞에서 몇 명이 자리를 못 뜬 채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몇몇 학생들은 내게 감사 인사를 또 하고 싶다고 했다. 나 또한 선생님으로서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고 함께 한 시간 정말 행복했다며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도 캠퍼스에서 보면 반갑게 인사를 하기로 하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내게 줄 것이 있다면서 카드와 선물을 건넸다. 일본에서 온 리사 학생이었다. 한국어를 조금 공부했다면서 쓴 한국어 문장이 돋보였다. 나의 앞날을 응원해 준 메시지가 내게 큰 에너지를 주는 듯했다. 새해를 앞두고 이 멋진 카드를 받았으니 올해에는 뭔가 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서도 수료식이 끝나면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되돌아보니 이 모든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브런치가 맺어준 한국의 김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나는 자원해서 글로벌 프로젝트의 교사가 된 것이었고 학생들도 모두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스스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 것이었다. 학교 수업도 아니었고 구속력이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었지만 그동안 우리들은 3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매주 함께 하며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한 시간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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